여전히 기성용을 향한 많은 이들의 시선은 곱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고 불린 한국의 정서에 위배된 행동을 한 탓입니다. 비록 소수의 집단 혹은 자기 혼자 보기 위한 글이었다고 치더라도 기성용은 언제라도 대중 앞에 공개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국가대표라는 점에서 더 큰 비난을 받았습니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기성용이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자신의 에이전트를 통해 짧은 사과문을 공개한 것이 전부였다는 점에서 진정성에 의문이 불거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흘렀고, 기성용은 다시 국가대표팀에 소집됐습니다.
◈'감독' 홍명보, 4개월만에 원칙을 내려놓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6월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으며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이라는 슬로건을 제시했습니다. 같은 생각을 공유할 수 없는 선수는 대표팀에 들어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 경고까지 했습니다. 나아가 “모든 선수들에게 동일하게 자신의 선발 기준을 적용하겠다”면서 소속팀에서의 꾸준한 활약을 주문했습니다.
이미 런던올림픽을 통해 기량을 직접 확인했다는 점에서 홍명보 감독과 기성용에게는 시간이 필요했을 뿐 대표팀 소집에 특별한 걸림돌이 될 것은 없었습니다. 문제는 홍 감독이 강조했던 ‘원 팀’을 만들기 위한 과정에서 기성용의 과거 행동이 허용될 수 있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입니다.
홍 감독은 자신의 결정에 대해 “언론을 통해 내가 원칙고수론자 같이 비춰지는 것이 부담스럽다. 무조건 원칙에만 얽매여 팀에 해가 될 수 있는 결정을 할 수도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불과 4개월만에 홍명보 감독은 자신의 원칙을 내려놓고 말았습니다.
◈결국 박주영도 돌아올 수 밖에 없다
이제 남은 것은 박주영(아스널)입니다. 최전방 공격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홍명보 감독에게 박주영의 존재는 확실하게 검증된 카드입니다. 그러나 현재 그가 처한 상황이 홍명보 감독을 고민에 빠지게 만들어 놓았을 뿐입니다.
박주영은 분명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대표팀에 돌아올 것입니다. 박주영은 분명 매력적인 공격수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기성용처럼 박주영도 홍명보 감독의 구상에 포함된 선수라는 것도 분명합니다.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이 앞으로 어떤 모습 보여줄 지 모르지만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분명한 것은 대표팀에 돌아올 시점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추후 발탁 가능성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앞서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선수들을 구분해 국내파와 해외파로 부르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내 품의 자식들을 살뜰히 챙기는 듯한 인상을 주는 행동은 자칫 다른 선수들에게 반감을 사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