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공화당이 다수 석을 차지한 미국 하원은 현 수준의 예산을 집행하되 건강보험개혁안인 오바마케어의 시행을 1년 유예하는 내용의 수정 예산안을 상정해 통과시키고 나서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으로 보냈으나 상원은 30일(현지시간) 이를 거부했다.
미국 정치권은 이날 자정까지 합의안을 처리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에 서명해야 10월1일 오전 0시1분부터 연방 정부 기능이 일부 상실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출범 5개월을 맞은 이탈리아 연립정부는 붕괴 위기를 맞고 있어 이탈리아에 대한 불안이 다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 중국 제외한 증시, 큰 폭의 하락세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128.57포인트(0.84%) 떨어진 15,129.67에서 마감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0.20포인트(0.60%) 낮은 1,681.55를, 나스닥종합지수는 10.12포인트(0.27%) 내려간 3,771.48을 기록했다.
유럽 증시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우려에 이탈리아 정국 불안이 겹쳐 내림세를 보였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날보다 0.77% 내린 6,462.22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도 0.77% 하락한 8,594.40,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 역시 1.03% 내린 4,143.44에 각각 문을 닫았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 MIB 지수도 0.94% 떨어졌다.
아시아 증시는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이 급락세를 보였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에 동양그룹 계열사 법정관리 신청 등 악재가 겹친 한국의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84포인트(0.74%) 내린 1,996.9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지난주 말보다 2.06% 급락했고 대만 가권지수는 0.69% 내렸다. 홍콩항셍지수도 1.50% 하락했다.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43% 상승 마감했다.
◇ 유가·금값 나란히 하락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불안으로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54 센트(0.5%) 내려간 배럴당 102.33 달러에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8 센트(0.07%) 낮은 배럴당 108.55 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금값도 하락했다.
12월 인도분 금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12.20 달러(0.9%) 내려간 온스당 1,327.00 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불안이 확산하자 현금을 확보하려는 매도세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국채 금리는 혼조세를 보였으며 미국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약세를 나타냈다.
◇ 불확실성 증폭 가능성…경고 잇따라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의 셧다운이 이른 시일 내에 끝난다면 큰 피해가 없겠지만 장기화된다면 상당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증액,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등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뉴욕 소재 사르한 캐피털의 애덤 사르한 최고경영자는 "셧다운이 실현되면 가늠하기 어려운 불투명함이 연쇄 발생할 것"이라며서 "(셧다운이 실현되면) 다우 지수가 즉각 200포인트가량 빠질 수 있고 하락 폭이 1천 포인트까지 확대 될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정치권의 벼랑 끝 대결으로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증액 협상까지 난항을 거듭하면 미국의 채무 불이행(디폴트)과 함께 미국 국가신용등급의 강등이 발생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전 세계 경제도 위기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운용사인 컴버랜드 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코톡 수석 투자전략가은 "셧다운이 3∼4일간 이어져도 경제가 평소대로 유지될 수 있지만 이보다 길어지면 경제가 엄청난 충격을 받고 복구에 몇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불투명한 상황이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을 다시 늦츨 수 있다는 예상도 있지만 연준이 올해 내로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면 시장이 받는 충격을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