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척 헤이글 美 국방장관 일행을 접견한 자리에서 "역사문제라든가 영토문제라든가 이런 것에 대해서 자꾸 시대 역사퇴행적인 발언을 하는 (일본) 지도부 때문에 신뢰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상끼리 이야기를 해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있는가 하면 이 부분은 지금도 아픔을 겪고 있는 국민도 있고, 또 아주 크게 상처를 받은 국민들이 있기 때문에 국민과 같이 해결할 문제이지 정상 둘이 앉아서 해결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정상회담 무용론을 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위안부 할머니 문제를 거론하며 "그분들은 아주 꽃다운 청춘을 다 망치고 지금까지 깊은 상처를 받고 살아왔는데, 일본이 사과는커녕 계속 그것을 모욕을 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아베 정권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럴 때 그 할머니들 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같이 분노하고 이래서는 안 된다"며 "한 · 일 간에 지도부가 이야기한다고 이 문제가 풀리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런 경우에 일본이 뭔가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고 또 양국 정상들도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가야지, 그건 도외시하고 거기에 대한 아무런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상회담에서 잘해보자고 했는데 국민들 상처는 그대로 있는데, 거기다가 전에도 그랬듯이 일본 지도부에서 또 상처 나는 얘기를 회담 후에 던지게 되면 '그 회담은 도대체 왜 했느냐'해서 국민의 마음이 상할 것이고 이런 악순환이 된다는 게 참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독일의 경우에도 계속 상처를 얘기하면서 잘했다고 이런 식으로 하게 되면 과연 유럽의 통합이 가능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저는 그렇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 일본 아베 정권이 역사 · 영토 문제에 대해 성의있는 자세를 취할 것을 촉구하며 양국간 정상회담 개최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