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의 귀환', 야권 판도는 어떻게…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지난 8개월여의 독일 생활을 접고 29일 귀국하면서 야권의 판도 변화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받고 있다.

손 고문은 우선 귀국 직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인사말을 통해 정국현안과 향후 행보에 관한 입장을 짧게 밝힐 예정이다.


이어 다음달 8일 열리는 자신의 싱크탱크 동아시아미래연구소의 창립 기념 심포지엄에서 기조발제를 통해 독일에서 가다듬어온 우리사회의 비전과 방향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행보에 있어 당장 관심을 끄는 건 오는 10월 재보선에서 경기 화성에 출사표를 던질지 여부다. 서울 종로와 경기 분당에서 그간 구원투수로 등판해왔지만 이번에는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그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당과 민주정치를 위해 헌신과 희생을 요구할 때는 자신을 돌보지 않고 몸을 던졌지만 지금이 그럴 계제인지에 대해서는 강한 의문을 갖고 있다”고 한 부정적인 견해를 직접 밝혔다.

당에서는 박기춘 사무총장부터 “지금 손 고문께서도 (출마의) 뜻을 밝힌 적이 없고, 저희도 그 문제에 대해 접근한 사실이 없다”며 사실상 ‘차출론’을 일축한 것도 손 고문이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요인으로 해석된다.

손 고문 측 인사는 “적극적으로 구애를 해도 고민을 할지 말지인데 민주당이 재보선을 포기할 정도로 한가한지 모르겠다”며 다소 불쾌감 섞인 반응을 보였다. 당 지도부가 나서 전략공천을 하는 등 분위기를 띄우지 않는다면 변수는 사실상 없는 셈이다.

여기에 이명박 정권 심판론을 내세워 경기 분당에서 당선됐을 때와 달리 지난 7개월 동안 수차례의 사과와 유감 표명에도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이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 기간 회동을 가졌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연대설이 꾸준히 불거지고 있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의 관계 설정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손 고문은 “민주당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며 다소 선을 긋고 있다. 지난달 형수상으로 일시 귀국했을 때 조문을 온 안 의원은 “정치 상황은 작년 대선 보다 어려워졌는데 이럴 때 손 고문의 혜안이 필요한 때”라고 적극적인 모습이었지만 손 고문은 “나는 그냥 쉬고 있으니까”라며 즉답은 피한 채 웃음만 지었다.

여기에 안 의원이 10월 재보선에 뛰어들지 않기로 하는 등 독자세력화가 다소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여 당장 가시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긴 어렵다.

다만 손 고문이 안 의원의 ‘새정치’에 대해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는데다 당내 역학구도에 따른 변수가 있어 연대의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니다.

손 고문의 한 측근은 “다른 선수들은 링에 올라가 있는데 재보선이 축소된 만큼 손 고문은 당분간 밖에 있어야 할 것 같다. 본인께서 무언가 하시겠다는 입장을 곧 밝힐 계획인만큼 지켜봐야지 않겠냐”고 말했다.

다소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지만 야권을 흔들 행보를 보이겠다는 각오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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