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호남·전라선에 '노후 열차' 집중 배차

코레일이 폐차직전의 '노후 객차'(KTX 제외)를 호남선과 전라선에 집중 배차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뉴시스가 27일 입수한 '주요노선별 열차 제작년도 현황'(코레일 자료)에 따르면 내구연한(25년)이 1~3년 남은 무궁화·새마을호 등 일반열차 가운데 1989~1991년에 제작된 객차(승객 운반 차량)의 70.6%가 호남선과 전라선에 집중 배차됐다.

이 기간(1989년~1991년)에 제작된 객차 편성량을 확인한 결과, 내구년한이 3년도 남지 않은 노후 객차는 총 75량으로 파악됐다. 이 중 호남·전라선에 53량(70.6%)이 집중 배차됐으며, 경부선 14량(18.6%), 중앙선 6량(0.8%), 장항선 2량(0.2%) 등으로 확인됐다.

평일 기준 일반열차 운행 횟수(9월2일 기준)는 경부선 84회, 호남선 38회, 전라선 30회, 장항선 32회, 중앙선 20회 등으로 집계됐다.

반면 가장 최근 제작한 객차(2001~2003년·단종)는 상대적으로 경부선에 많이 편성됐다. 코레일은 이 때 제작된 차량 총 117량 중, 경부선 68량, 전라선 45량, 호남선 37량, 장항선 24량, 중앙선 3량 등으로 편성했다.


코레일 측은 이에 대해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라며 당혹스러워 했다.

코레일 A간부는 "예전에 간혹 그런일이 있다고 들었지만, (현재는) 차량사업소에서 차량 검수 후 일괄적으로 배치·운용하기 때문에 호남·전라선만 (노후 객차를)고정 편성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의도치 않게 (편중)됐지만 지역차별 논란으로 확대되진 않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달 말부터 운행될 ITX새마을호가 편성되면 이런 논란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반응을 내놨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김광진 의원(민주당)은 "노후객차와 신규객차가 일부노선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다"고 지적하며, "코레일은 공정한 기준을 가지고 지역편차 없이 객차를 편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코레일은 객차편성의 일부노선 편중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실히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설마 의도적으로 이렇게 편성했겠느냐"면서도 "이 상황이 혹여나 정치권으로 불똥이 튀진 않을까 우려된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이밖에도 전라선(용산역-여수EXPO역)이 경부선(서울역-부산역)보다 정차역이 많고 운행거리는 짧지만, 요금은 별 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요시간은 평균 4시간45분으로 양 노선이 비슷하다.

요금은 새마을호 평일 기준 '용산역-여수EXPO' 구간(정차역 16곳) 4만700원, '서울역-부산역'(정차역 11곳)은 3만9300원으로 확인됐다.

한편 KTX의 노선별 요금체계도 여전히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취재결과 KTX 일반실 요금은 '용산∼광주' 구간(2시간55분)이 3만6900원으로, '서울∼동대구'(1시간55분) 3만9500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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