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스릴러 '공범' 잔인한 의심이 낳은 가족의 비극

아버지를 유괴살해범으로 여기게 된 딸…"극의 출발점은 범죄자에게도 가족이 있다는 것"

영화 '공범' 제작보고회가 열린 26일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배우 김갑수(왼쪽), 손예진이 밝게 웃고 있다. 사진=이명진 기자
아버지를 아동유괴살해범으로 의심하게 된 딸의 이야기 '공범'이 다음달 개봉을 앞두고 베일을 벗었다.

26일 서울 신사동에 있는 CGV 압구정점에서 이 영화의 주연을 맡은 배우 손예진 김갑수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작보고회에서다.
 
15년 전 세상을 충격에 빠뜨린 한 아동유괴살인 사건의 공소시효를 15일 앞둔 어느 날, 유력한 용의자의 목소리를 듣게 된 기자지망생 다은(손예진)은 홀로 자신을 키우며 모든 것을 바쳐 온 아버지 순만(김갑수)을 떠올리게 된다.

아버지의 과거를 추적하던 다은의 의심이 확신으로 굳어가면서 부녀 관계도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는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손예진은 "다은은 아빠를 사랑하는 딸이지만, 의심이 시작되면서 엄청난 혼란과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인물"이라며 "우리가 일상에서 표현하는 감정의 최고치를 5로 본다면 이 영화는 10을 계속 표현해야 했는데, 그런 점에서 본능적인 연기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컸다"고 말했다.
 
김갑수는 "순만은 딸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감수하는,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전형적인 아빠로 극의 열쇠를 쥔 인물"이라며 "사랑하는 딸이 왜 이런 의심을 시작했을까 같은 고민들을 촬영하는 내내 했다"고 전했다.
 
두 배우는 7년 전 드라마 '연애시대'에서도 부녀지간을 연기했었다. 손예진은 "7년 만에 선배님을 만나 무척 행복했는데 잔인한 의심을 시작하는 역할로 만나 촬영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손예진 김갑수는 이 영화의 시나리오에 반해 출연을 결정했지만, 연기에 대한 걱정도 컸다고 입을 모았다.
 
손예진은 "시나리오를 보면서 소름이 끼쳤고, 마지막 장을 덮고도 그 여운이 한참 남았다"며 "이렇게 대단한 감정의 증폭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그 감정이 제대로 나올까에 대한 고민으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영화 '공범' 제작보고회에서 왼쪽부터 배우 김갑수, 손예진, 국동석 감독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이명진 기자
김갑수는 "현실에서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 손예진 씨와 다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끌렸다"며 "딸의 의심이 결국 서로 사랑하는 둘의 관계를 비극으로 몰고간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어떻게 결백을 주장할까' '화를 내야 하나, 울어야 하나' 등 수많은 생각에 휩싸여 촬영했다"고 했다.
 
극중 다은의 상황을 실제로 겪게 된다면 어떨까. 두 배우는 영화를 찍는 내내 이 부분을 고민했단다. 손예진은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김갑수는 "신고를 할 수는 없겠지만 진실은 듣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공범으로 장편 데뷔식을 치른 국동석 감독은 보고회 중간에 무대에 올라 "공범은 무더운 여름에 수많은 배우와 스탭들이 땀흘리면서 만든 영화"라며 "두 배우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연기로 극을 채워 주셔서 더욱 완벽한 인물들을 만들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세상의 모든 범죄자들에게도 분명 가족이 있다는 것에서 이 영화가 출발했다고 말했다.
 
국 감독은 "영화보다 더한 현실 속 사건을 보면서 공소시효가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확장해 만든 작품이 공범"이라며 "제가 영화 '그놈 목소리'의 조감독을 했고 공범을 박진표 감독님이 제작한 데서 그놈 목소리와의 연관성을 찾는 분들이 많은데 아니며, 굳이 유사점을 찾자면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에 대한 분노, 이야기를 다루는 진심 어린 마음에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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