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역전승으로 삼성은 2위 LG와 승차를 2경기로 벌렸다. 3년 연속 정규리그 1위와 한국시리즈(KS) 직행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8회 역전을 만든 박석민-박한이였다. 박한이는 추격을 알리는 2타점 적시타를, 박석민은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때려냈다.
하지만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한 숨은 공신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유격수 김상수였다. 메이저리그급 호수비와 함께 알토란 같은 안타로 승리를 뒷받침했다.
특히 수비가 빛났다. 삼성이 0-3으로 뒤진 6회말 2사 2, 3루에서 SK 정상호는 3루수-유격수 사이 좌전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김상수가 재빨리 달려가 잡았지만 워낙 타구가 깊숙해 내야 안타는 충분할 듯 보였다.
하지만 김상수는 몸을 3루 쪽으로 날리면서도 곧바로 1루로 힘껏 공을 뿌렸다. 혼신의 힘을 다한 김상수의 러닝 스로는 원바운드로 그대로 1루수 강봉규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
판정은 아웃. 선발 벤덴헐크 등 삼성에서는 환호, 정상호 등 SK 벤치에서는 탄성이 쏟아졌다. 경기 중후반 쐐기가 될 실점을 막은 천금의 수비였다. 정상호의 걸음이 느린 탓도 있지만 김상수의 날랜 움직임과 강견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장면이었다.
김상수는 공격에서도 역전승의 물꼬를 텄다. 8회 무사 1루에서 대량득점의 징검다리가 될 안타를 뽑아냈다. 7회까지 11탈삼진 무득점 호투하던 SK 선발 윤희상은 김상수의 안타로 강판됐다.
삼성은 바뀐 투수 진해수를 상대로 진갑용의 몸에 맞는 볼, 박한이의 적시타, 박석민의 3점포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승부를 뒤집어 승기를 가져왔다. 윤희상을 강판시킨 김상수의 안타가 아니었다면 나오지 못했을지도 모를 흐름이었다.
김상수는 수비 부담이 많은 가운데서도 올 시즌 타율 2할9푼6리(18위) 106안타 7홈런 42타점 54득점의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런 김상수의 존재감에 삼성의 3년 연속 KS 우승 꿈도 영글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