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것은 이날 류현진의 천적이 바뀌는 양상이 보였다는 점이다. 예전 '류현진 사냥꾼'으로 불리던 헌터 펜스 대신 스위치히터 앙헬 파간이 신(新) 천적으로 떠올랐다.
류현진은 이날 천적으로 불리던 헌터 펜스를 완벽하게 잡아냈다. 2회 첫 타석부터 시속 148km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펜스를 돌려세웠다.
4회는 펜스가 비교적 잘 맞은 타구를 때렸지만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에 잡혔다. 7회 세 번째 대결에서도 류현진은 펜스를 3루 땅볼로 잡아냈다. 앞서 두 번 승부구가 모두 148km 직구였지만 마지막은 124km 체인지업으로 땅볼을 유도했다.
이날 세 번 모두 잡아내며 피안타율도 4할2푼9리(14타수 6안타)로 낮췄다. 펜스는 9월에만 9홈런 26타점의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던 터라 더 의미가 있었다. 확실하게 천적이라는 인식을 떨칠 계기가 됐다.
반면 이날 상대 1번 타자로 나온 파간이 류현진을 괴롭혔다. 1회 첫 타석에서 파간은 유격수 쪽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중견수 쪽 깊숙한 타구여서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가 막아내기만 했다.
파간은 3회도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1회와 마찬가지로 모두 중견수 쪽으로 향한 타구로 타격 타이밍이 맞았다. 다만 후속타 불발로 류현진이 실점 없이 넘겼지만 중심 타선을 앞두고 허용한 안타들이라 하마터면 실점으로 연결될 뻔했다.
이날 전까지 파간도 류현진에 3타수 2안타를 때려냈다. 타석 수가 적었다고 쳐도 이날 3타수 2안타로 류현진은 파간에게 6타수 4안타, 6할6푼7리의 피안타율을 보이게 됐다.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와 경기가 마무리됐지만 다음 시즌을 위해 류현진이 경계해야 할 타자가 됐다. 류현진은 애리조나 간판 폴 골드슈미트에게도 14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을 내주며 약한 면모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