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닥터' 깜짝출연 곽지민 "큰 관심 감사했지만…"

[노컷 인터뷰] 경력 10년차 센 캐릭터 전문? "이젠 로맨스를 보여드리고파"

KBS드라마 ‘굿닥터’에서 재벌가 시댁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이를 출산한 임부 수진 역으로 깜짝 출연해 열연한 배우 곽지민이 24일 오후 서울 목동 CBS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20부작 드라마 중 2~3회 정도 분량의 에피소드 주인공일 뿐이었다. 하지만 곽지민은 안정적인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곽지민은 KBS 2TV '굿 닥터'에서 낭종을 가진 아이를 임신한 임부 이수진 역을 연기했다. 재벌가 시어머니는 병에 걸린 아이를 낳자마자 입양 보내려 하지만, 이수진은 목숨을 잃더라도 아이를 지키려고 했다. 그동안 센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곽지민은 여리면서도 굳음 심지를 가진 임부의 모습을 무리없이 소화해냈다.

KBS 2TV '굿 닥터' 중 배우 곽지민(KBS 제공)


"많은 칭찬, 민망했어요."


곽지민은 '굿 닥터' 출연 이후 다음 날까지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지킬 만큼 화제를 모았다. 이 같은 관심에 곽지민은 "드라마의 인기 덕분"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폭풍 연기력을 보여줄 정도로 어려운 연기는 아니었어요. 연기를 위해 엄청 노력한 부분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큰 관심과 칭찬이 감사하면서도 민망하더라고요. 워낙 드라마 인기가 높다 보니 잘 봐준 것 같아요."

곽지민의 안정적인 연기는 데뷔 10년차 연륜에서 비롯됐다. 2004년 김기덕 감독의 '사마리아' 주연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 후 영화 '다세포소녀', '링크', KBS '아이 엠 샘' 등에서 독특하고 신비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임부 연기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아이 엠 샘' 엔딩에서 몇 년 후의 모습을 보여줄 때 임부로 잠깐 등장했어요. 그래도 이번엔 아이를 낳는 연기를 해야 하는 거라 미혼 입장에서 걱정스럽긴 했어요. 워낙 편하게 잘해주셔서 어려움 없이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KBS드라마 ‘굿닥터’에서 재벌가 시댁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이를 출산한 임부 수진 역으로 깜짝 출연해 열연한 배우 곽지민이 24일 오후 서울 목동 CBS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구암 허준' 촬영 때문에…수술실 장면에 비밀이

'굿 닥터'에 특별 출연을 하는 동안 곽지민은 MBC '구암 허준'에서 구언년을 연기하고 있었다. 일일 사극을 찍는 촉박한 스케줄 속에서도 '굿 닥터' 출연을 결심할 수 있었던 것은 제작진의 요청과 배려 덕분이었다.

"'구암 허준' 촬영장은 경기도 용인이고, '굿 닥터' 세트는 안성이에요. 사극에서는 쪽머리를 하는데 시간에 맞춰서 이동하려다 보니 머리를 감을 시간이 없었어요. 수술실에선 모자를 쓰면 된다고 그 상태로 바로 촬영을 했어요. 자세히 보시면 귀 옆으로 머리 붙인 것도 볼 수 있을 거예요."

곽지민이 긴 시간 대기하지 않도록 촬영분을 미리 찍어주는 배려도 있었다고.

"수술실 촬영은 여러 각도로 찍고, 컷 수도 많아서 한 번 들어가면 5~6시간은 누워 있어야 한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제작진이 제 얼굴 리액션만 따고, 나머지는 어차피 안보이니 따로 찍어 준다고 했어요. 제가 기다리지 않도록 저부터 빨리 찍어주고요. 덕분에 다음날 새벽 '구암 허준' 촬영에 무리 없이 갈 수 있었어요."

제작진은 촬영을 하면서도 곽지민의 의견에 귀 기울여 줬다. "제가 '이렇게 해도 될까요'라고 물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받아들여 줬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제가 병실에 누워있는데 시온(주원)이 들어와서 인사를 하고 가는 장면이 있었어요. 대본엔 똑바로 누워있다고 쓰여 있었는데, 만삭이면 똑바로 눕기 어려울 것 같더라고요. 그 부분에 대해 말씀 드렸더니 바로 비스듬히 앉아있는 걸로 수정해 주셨어요. 촬영할 때마다 제 의견을 들어주셨던 게 참 감사했어요."

KBS드라마 ‘굿닥터’에서 재벌가 시댁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이를 출산한 임부 수진 역으로 깜짝 출연해 열연한 배우 곽지민이 24일 오후 서울 목동 CBS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이젠 달달한 로맨스도 연기해보고 싶어요."

워낙 '센'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온 터라 데뷔 10년차임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사랑 연기는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굿 닥터'의 임부 캐릭터가 "평범한 역할"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때문에 곽지민은 "로맨스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제 실제 성격은 전혀 독하지 않아요.(웃음) 술 먹는 것도 싫어하고, 클럽도 촬영 때문에 딱 1번 가봤어요. 평소에 잘 웃기도 하고요. 화면에서는 제가 봐도 무서워 보이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독한 역할이 많이 오는 것 같은데, 이제는 애정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로맨틱 코미디를 볼 때마다 주인공이 나였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환상의 커플'의 나상실을 보면서 특히 그랬다"고 고백했다.

"한예슬 씨가 워낙 연기도 잘해주셨지만, 제 평소 성격이나 말투가 나상실과 정말 많이 닮았어요. 친구들도 '이건 연기할 것도 없고 그냥 대사만 읊으면 되겠다'고 하더라고요. 나상실을 연기하는 한예슬 씨가 진심으로 부러웠어요."

그렇지만 조바심은 보이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때까지 차근차근 준비하며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힐링캠프'를 보니 문소리 선배가 그러시더라고요. 선배도 영화 '오아시스'의 캐릭터가 워낙 강해서 '앞으로 배우는 못할 것'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데요. 그래서 늘 이 일이 아니면 딴 걸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하다 보니 지금까지 왔다고 하더라고요. 문소리 선배는 코미디부터 섹시한 역할까지 모든 캐릭터를 다 소화할 수 있는 배우잖아요. 저도 언젠간 선배처럼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올 거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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