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 임원 7% 감소...고대·연대 출신 ‘썰물’

금융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4대 금융그룹 산하 44개 금융사의 부사장급 이상 고위 임원이 지난 1년 동안 9명이나 줄고, 지난 정권에서 막강한 위세를 떨친 고려대 인맥이 퇴조하는 등 금융 CEO들이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최근 인사를 완료한 KB,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금융그룹 산하 44개 금융사의 부사장급 이상 임원 현황을 공시자료와 자체 조사 등을 통해 집계한 결과 작년 6월 말 총 127명에서 현재(9월 24일 기준) 118명으로 9명(-7.1%)이나 줄었다.

지주사 체제로 사업 영역을 계속 확장하고 있는 금융권 고위 임원의 수가 줄어든 것은 이례적이다.

금융 불황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금융사들이 임원 군살빼기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고위 임원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금융사는 KB금융그룹으로 작년 29명에서 23명으로 6명(-20.7%)이나 줄었다.

이어 하나금융그룹이 28명에서 25명으로 3명, 우리금융그룹 40명에서 36명으로 4명이 줄어 각각 10.7%와 10%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면 신한금융그룹은 유일하게 30명에서 34명으로 4명(13.3%)이 늘어 대조를 이뤘다.

직급별로는 우리금융 이순우 회장이 우리은행장을 겸직하면서 은행장급 인원이 1명 줄어 총 9명에서 8명으로 11.1% 줄었다.

사장급은 34명에서 32명으로 2명, 부행장과 부사장급은 각각 3명씩 줄어 42명과 32명이 됐다.

회장급을 제외하고 전 직급에서 인원이 줄어든 셈이다.

학맥도 큰 변화를 보였다.


고려대, 연세대를 비롯해 서울·경기(수도권) 소재 대학 인맥이 급격히 퇴조한 반면, SKY중에서는 서울대가 유일하게 강세를 보였으며, 지방대와 고졸 출신이 약진했다.

고위 임원을 가장 많이 배출한 대학은 서울대로 총 23명에 달했다.

전체 임원 118명의 19.5%에 해당하는 수준이고 작년 6월에 비해서도 2명이나 늘었다.

고려대 출신은 작년 6월까지 총 20명으로 서울대와 맞먹었지만 올해는 16명만 남았다.

특히 1년 새 퇴임한 고려대 출신 임원은 9명에 달했는데 모두 KB금융과 우리금융 근무자들이었다.

고려대 출신이었던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과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이 퇴진하면서 동반 퇴진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연세대 출신은 12명에서 7명으로 5명이나 줄어 고려대보다 감소폭이 더 컸고, 서울·경기 소재 대학 중 SKY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 출신들도 42명에서 29명으로 13명(-31%)이 줄어드는 부진을 보였다.

반면 지방대 출신은 19명에서 27명으로 무려 8명(42.1%)이나 늘었고, 고졸 출신도 5명에서 9명으로 무려 80%나 늘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56.4세로 작년 6월보다 1.2살이나 젊어졌다.

KB 임영록, 우리 이순우, 신한 한동우, 하나 김정태 4명 회장의 평균 나이가 62.8세로 가장 많고, 이어 은행장급 59.1세, 사장급 57.7세, 부행장급 56.1세, 부사장급 54.9세 등이었다.

4대 금융그룹의 44개 금융사 118명의 고위 임원 전체가 남성이었고, 여성은 단 1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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