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문학 삼성전을 앞두고 SK는 59승2무57패로 6위에 올라있었다. 실낱 같은 희망은 남아있었지만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세 차례나 정상에 오른 SK의 자존심에 금이 간 2013년이었다.
사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면 주축 선수들을 빼고 치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SK 이만수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이만수 감독은 "내가 팀을 맡고 있는 이상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팬이 1명만 오더라도 프로라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진정한 프로는 끝까지 해야 한다. 그래야 내년, 후년에도 성적이 좋지 않아도 팬들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시즌 끝까지 주축 선수들을 풀 가동하면서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미였다. 단 책임은 감독이 지겠다는 각오였다.
이만수 감독은 "내년을 위해서 어린 선수를 쓴다는 생각은 없다. 선수들은 파악하고 있기에 6개월 쉬는 동안 충분히 연습을 시켜 나올 수 있다"면서 "기존 선수들이 뛰어야 야구가 산다. 포스트시즌에 떨어지면 안 뛰려 하는 경향이 있는데 내가 있는 동안 그런 것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만수 감독은 24일 삼성전에서도 베스트 멤버를 가동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최정을 지명타자로 세우면서 전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홈런 세 방을 쳤지만 삼성을 넘어서지 못했다. 홈런 세 방 모두 솔로포였던 탓이다. 결국 4-6으로 패하면서 59승2무58패가 됐다. 남은 9경기에서 1경기라도 패하면 2006년 6위 이후 처음으로 가을야구와 이별을 고하게 된다. 넥센이 1경기라도 이겨도 마찬가지다.
매년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야구를 즐겼던 SK 팬들의 반응도 쌀쌀해졌다. 이날 문학구장에는 올 시즌 최소인 2,587명의 관중이 찾았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만수 감독의 의지는 다시 팬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