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채태인(31, 삼성)의 방망이가 매섭다. 지난 8월17일 포항 넥센전에서 어깨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도 장외 타격왕이었을 정도로 방망이가 잘 맞았지만, 복귀 후 더 화끈한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채태인은 지난달 17일 넥센전에서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 왼쪽 어깨를 다쳤다. 왼쪽 어깨 상완골두 대결절 부위에 금이 갔다는 진단과 함께 지난달 23일 일본으로 향했다. 요코하마에 위치한 이지마 병원에서 재활을 하기 위해서였다. 3주 동안 방망이를 잡지 않았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지 않은 채 오로지 재활에만 매달렸고, 결국 1주일 훈련을 거쳐 1군 무대에 복귀했다.
그야말로 맹타다. 복귀전이었던 18일 NC전에서 대타로 나와 때린 적시타를 시작으로 11타수 7안타(2홈런) 6타점의 불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채태인의 복귀와 맞물려 삼성도 선두 지키기에 들어갈 수 있었다.
통증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공을 던지는 것이 힘들어 복귀 후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있을 정도다. 스윙도 완벽하지 않다. 방망이를 크게 휘두르면 여전히 어깨가 찌릿찌릿하다.
류중일 감독도 24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아직 던지는 것이 힘들다"면서 "사실 타격에서도 헛스윙을 하면 아프다고 한다. 오히려 치면 덜 아프다고 한다. 잘 치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고 말했다.
통증을 참아가며 방망이를 휘두르는 셈이다.
채태인은 "진짜 아프다. 그래서 빨리 맞혀서 끝내야 한다. 사실 빗맞은 안타가 많다. 홈런 두 개는 제대로 맞았지만 나머지는 빗맞았다"고 멋쩍게 웃은 뒤 "요즘 어떻게 야구하는지 모르겠다. 마음을 비우고 맞히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픔을 피하기 위해 안타를 날리는 남자. 바로 장외 타격왕 채태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