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좌파 성향의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이 23일(현지시간) 집권 기독교민주당(CDU)-기독교사회당(CSU) 연합이 압승한 총선 결과를 두고 사설에서 이같이 논평했다.
독일 언론은 보수와 진보 성향의 정파적 색채와 관계없이 이번 집권 여당의 승리를 `메르켈 개인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2013년은 메르켈의 절정기라면서 1957년 총선에서 기민ㆍ기사당의 단독 과반수 의석 확보를 거둔 콘라트 아데나워 총리의 절정기와 견주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이번 총선으로서 "메르켈리즘의 시대가 도래했다" 선언했다.
"권력을 과시하지 않지만, 힘을 가진 정책'으로 대변되는 시대를 메르켈리즘의 시대로 이 신문은 규정했다.
이어 독일인들은 돈을 아끼는 슈바벤 지역 주부 스타일의 검소함을 좋아한다면서 "권력을 가진 것을 특별하지 않은 일로 바꿔 놓았다"고 메르켈의 소탈한 성품을 높게 평가했다.
메르켈은 보수주의자들로부터 보수주의를 버렸고 기민당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녀를 동성애 결혼을 인정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유 보수주의의 대변자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독일 언론들은 한목소리로 메르켈의 인간적인 매력을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비결로 꼽았다.
우파 신문인 벨트는 사설에서 "독일인들은 메르켈이 잘난 척하지 않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그녀가 일하는 방식에는 나르시시즘(자기애)이 없다. 자신의 사람들을 짜증 나게 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우파 신문인 빌트는 선거 결과를 `독일인 다수의 신뢰를 받는 여성의 경이적인 승리'라면서 세금, 정의, 유로는 투표에서 중요한 요인이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메르켈에 의한 메르켈의 승리라는 점에서 오히려 우려스럽다는 비판도 나왔다.
좌파 성향의 베를리너 차이퉁은 "메르켈은 보수당에서 대체할 수 없는 존재이며 메르켈이 곧 보수당"이라면서 "하지만 그가 불사신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을 대체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메르켈은 자신의 유산을 잘 남겨야만 위대한 정치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