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을 앞둔 지난 18일 이군이 살고 있는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의 한 지하 단칸방은 여느 집들과는 달리 기름 냄새조차 풍기지 않고 있었다.
집안사정이 어려워 결식아동지원을 받고 있는 이군은 민족 최대명절인 추석에도 할아버지와 함께 끼니 때울 걱정부터 앞선다.
이군은 태어날 무렵 경제적인 이유로 집을 나간 부모들로 인해 인쇄소에서 잡부를 하고 있던 할아버지 손에서 자랐다.
그러다 7~8년 전부터 할아버지의 몸이 쇠약해져 일을 다닐 수 없게 됐고, 하루하루 생활고에 끼니 걱정을 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하지만 할아버지에게는 자식들이 있어 기초생활수급대상자에서도 제외됐다.
현재 이군과 할아버지는 매달 동사무소에서 나오는 쌀 25㎏과 결식아동들에게 휴일 및 공휴일에 지원하는 한 끼 4,500원이 식비의 전부다.
할아버지의 딸 둘이 매달 30만 원씩 모두 60만 원을 보태주지만 30만 원의 월세와 각종 공과금을 내기에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이군의 할아버지는 "한참 커야할 나이인데 변변한 음식도 먹일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더욱이 명절에는 이군이 학교 급식을 먹을 수도 없고, 급식카드로 음식을 사먹을 수도 없다"라면서 마음 아파했다.
이군은 "명절마다 식당들이 문을 열지 않아 편의점에서 라면, 빵 등 인스턴트 식품을 사다 먹을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지자체들은 앞서 결식아동급식 지원을 위해 휴일 및 공휴일에 도시락을 배달했으나 급식 질 저하 등의 문제로 인해 현재는 식당에서 급식카드로 음식(매끼 3,000원~4,500원)을 사먹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대다수의 식당들이 문을 닫는 명절기간에는 결식아동들이 편의점에서 인스턴트 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