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격려와 힘 주는 귀한 명절 보내세요

[9월 18일 하근찬의 아침뉴스] 고향 찾는 3,500만 민족 대이동 본격 시작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9월 18일 수요일 아침뉴스 하근찬입니다.>
지금 고향으로 가기 위해 채비를 하고 계십니까, 아니면 벌써 고향길에 오르셨습니까?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 어머니 품 같은 고향을 찾기 위한 3,500만 민족 대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지금 정치, 경제 상황을 보면 짜증스럽기만 한데요,

모쪼록 이번 추석 명절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오순도순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며 서로에게 격려와 힘을 주는 그런 귀한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주요 뉴습니다.>

▶ 추석 연휴 첫날인 오늘 이른 새벽부터 귀성 행렬로 주요 고속도로에서 정체가 빚어지고 있습니다. 귀성길 정체는 오늘 낮 절정에 이를 전망입니다.

▶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전국은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이고 추석 당일 전국에서 환한 보름달을 볼 수 있겠습니다.

▶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3자 회담에서 대치 정국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여야가 추석 민심 잡기에 나섰습니다.

▶ 채동욱 검찰총장은 다음 주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 소송을 제기하되 감찰에는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등 유가공업체들이 추석 연휴 직후 우윳값을 리터당 200원 인상할 예정입니다.

▶ 이명박 정부 시절 고졸 채용을 늘리겠다고 공언했던 시중은행과 공기업들이 정권 교체 이후 고졸 채용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귀성 고속도로 정체 정오쯤 절정>

▶ 닷새간 이어지는 추석 연휴 첫날, 이른 아침부터 고속도로에는 고향으로 향하는 차량이 몰리고 있습니다.

귀성길 정체는 오늘 정오쯤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요금소에서 이대희 기잡니다.

= 밤사이 소강상태를 보였던 귀성 전쟁이 동이 터 오르기도 전에 다시 시작됐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차량이 급격히 늘어 한국도로공사 상황실 상황판에는 정체를 의미하는 빨간 색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일단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구간 등에서 차량들 가다 서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방향 등에서도 차량들이 제 속도를 못 내고 있습니다.

중부고속도로 통영 방향 등도 빨간색 후미등이 길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도 마찬가지로 지루한 정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귀성길 정체는 오늘 정오쯤 절정에 다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도로공사 김준현 예보관입니다.

"새벽 3시 시작된 정체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오 무렵에나 정체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입니다. 정체를 피하려면 오전 시간은 피하셔야…"

도로공사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차량 220만 대, 오늘 하루만 43만 대가 서울을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채동욱 "민사소송만이 진실 규명">

▶ 채동욱 검찰총장은 "유전자 검사는 사표가 수리된 후 민사소송 과정에서 법원 영장을 통해서나 가능하다"는 뜻을 지인을 통해 밝혔습니다.

법무부가 강행하는 감찰에 응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진실 규명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정영철 기자의 보돕니다.

= 채동욱 총장은 어제 추석 연휴가 끝나는 대로 조선일보를 상대로 우선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미 사표를 냈기 때문에 공무원 신분으로 법무부 감찰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혼외아들설 진상을 밝히기 위해 법무부 감찰과 소송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인데, 채 총장 측은 CBS와 인터뷰에서 "혼외아들설은 감찰을 한다고 해도 풀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법무부에서 감찰을 실시해도 강제수사를 할 수 없어 혼외아들설을 명확히 판단하기가 어렵고, 실효성도 낮다는 것입니다.

이 관계자는 또 "청와대에서 사표를 수리하고 나머지는 하나하나 따져 가면 된다"며 "앞으로 소송 과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채 총장이 적극적으로 유전자 검사에 응해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에는 "설령 미국에 있는 채 모 군 머리카락을 가져온다고 해도 이것이 누구 것인지를 놓고 또다시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채 총장은 연휴가 끝나는 23일쯤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낸 후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할 방침입니다.

민사소송 과정에서 법원 영장을 받아 강제 유전자 검사가 이뤄질 경우 진상 규명이 이뤄질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채 총장은 추석 연휴 이후에도 사표가 수리되지 않으면 연가를 연장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3자 회담으로 더 꼬인 정국… 여야는 추석 민심 잡기>

▶ 3자 회담이 결렬되면서 여야가 민심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3,500만 명의 추석 대이동을 통해 나타나는 '밥상머리 민심'이 향후 정국의 중요 변수가 되기 때문입니다.

조근호 기자의 보돕니다.

= 여론전 선봉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섰습니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3자 회담이 성공했다며 이제는 국회를 정상화하자고 촉구했습니다.

새누리당은 정기국회가 파행을 겪으면 민생 입법과 내년 예산에 차질을 빚는다는 논리로 추석 민심을 사로잡는다는 생각입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교착 정국의 주인공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못 박고 있습니다.

특히 민주당은 3자 회담에서 나타난 박 대통령의 일방통행과 독주를 최대한 부각한다는 생각입니다.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에 대한 여야의 입장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도 관심입니다.

민주당은 혼외자녀 의혹에는 관심이 없다며 불법사찰 주장을 집중 제기하는 반면, 새누리당은 배후설을 부인하며 고위 공직자 도덕성 문제를 최대한 강조한다는 계획입니다.

여야는 연휴 동안 지역별로 진행되는 여론전이 정국의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매일ㆍ남양 연휴 직후 우윳값 인상>

▶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빙그레 등 유가공업체들이 추석 연휴 직후 우윳값을 리터당 200원 인상할 예정입니다.

이재기 기자의 보돕니다.

= 매일유업은 추석 연휴 직후인 다음 주 우유 가격을 리터당 200원 올리기로 했습니다.

인상 시점은 오는 26일 전후가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가공업계가 애초 제시했던 리터당 250원 인상안에서 하나로마트가 30원, 매일유업이 20원을 양보했습니다.

이로써 1,000밀리미터 들이 흰 우유를 기준으로 서울우유는 2,520원, 매일유업은 2,550원으로 가격 격차가 기존 50원에서 30원으로 줄어들게 됐습니다.

남양유업과 빙그레 역시 매일유업과 비슷한 수준에서 우윳값 인상 폭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남양유업은 리터당 250원 안에서 30원을 깎은 220원 인상안을 내놓고 하나로 마트와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나로마트는 연휴 직후 남양과의 협상을 재개해 인상 폭을 최종 결정할 예정입니다.

하나로마트와 소비자단체의 활약으로 우윳값은 리터당 200~220원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요란했던 '고졸 채용' 반짝 효과에 그쳐>

▶ 상당수 시중은행과 일부 공기업들이 올해 들어 고졸 채용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제가 어려운 탓도 있겠지만, 정권 입맛에 따라 눈치를 보며 오락가락한다는 지적입니다.

홍제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 산업은행의 올해 하반기 고졸 채용 계획은 20명, 지난해 120명에서 무려 1/6로 줄어들었습니다.

산업은행 민영화가 중단되면서 소매금융 필요 인력이 줄어들기도 했지만, 이와 별 상관없는 일반직 채용 규모까지 감축했습니다.

산업은행의 이런 조치는 어찌 보면 원상복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정부의 채근에 못 이겨 늘려왔던 고졸 채용을 정권이 바뀌자 슬그머니 원위치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정은 정부가 최대 지분을 가진 우리은행은 물론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마찬가지입니다.

토지주택공사도 지난해 하반기엔 200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크게 줄일 계획이며 도로공사나 철도공사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경기가 어려운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정권에 따라 늘었다 줄었다 하는 고무줄 채용에 고졸 취업 희망자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추석 황금연휴가 '남 얘기'인 사람들>

▶ '황금연휴'라는 이번 추석에도 생계를 위해, 또는 미래를 위해 쉬지도 못하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대형마트에서 신림동 고시촌까지 추석을 잊은 사람들의 얘기를 김민재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서울 시내 한 백화점 앞에 미리 차례상을 펼쳐 놓은 유통업계 노동자들이 이틀만 쉬게 해달라고 외칩니다.

추석 당일만 쉬게 하는 회사 측 방침 때문에 귀성은커녕 가족들과 명절을 지내기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규직에게 이번 추석은 즐거운 연휴지만, 쉴 틈 없이 실적 압박에 시달리는 백화점, 마트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겐 일 폭탄만 안겨주는 명절 지옥입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입니다.

"마트에서는 정상영업이라고 홍보하는데 휴일에도 노동자들에게 일을 시키는 비정상영업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년이면 예순이 되는 여성 택시기사 정 모 씨 역시 추석을 맞아도 쉴 틈이 없습니다.

한 달에 26일 이상을 근무해야 하는데 이달 초에 벌써 몸이 아파 쉬는 바람에 추석에도 꼼짝없이 일해야 합니다.

당장에라도 택시 운전대를 놓고 싶지만, 일찍 남편을 사별하고 홀로 키워낸 금지옥엽 아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오늘도 거리로 향합니다.

"명절에 일하면 창피해요. '저 여편네는 가정도 없이 일한다'고 할까 봐…"

26살 김 모 씨는 1년 6개월째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1차 시험을 망친 지난 설날에 이어 이번 추석에도 귀성을 포기했습니다.

다른 고시생들도 고시촌에 남는다는 얘기에 불안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집안 어른들의 걱정스러운 시선을 견딜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께서는 이해해 주셨는데 함께 사시는 조부모님께서 많이 아쉬워하시니까 마음이 아프다. 보고 싶지만 참아야겠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지만, 이들에겐 이번 연휴가 한가위 같지 않습니다.

<신문으로 보는 세상, '아침 신문 읽기' 이희진 기잡니다.>

▶ 추석 명절 연휴 첫날 신문 1면이 아주 삭막하네요.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추석 명절에 대통령과 정치권이 국민에게 기쁨을 더하기는커녕 근심만 안기고 있습니다.

그제 '없느니만 못했다'는 만남을 가졌던 박근혜 대통령과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어제는 상대를 향해 사실상 악다구니를 퍼부었는데, 그 내용이 오늘 아침 신문 1면을 덮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야당에, 김한길 대표는 대통령에게 "국민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는데 한겨레와 경향신문 1면 톱을 차지했습니다.

국민이면 너나없는 대한민국 국민일 텐데 박 대통령과 김한길 대표가 말하는 국민은 서로 다른 국민인가 봅니다.

조선일보는 <靑ㆍ野, 추석 상에 '국민 저항 올려놓다'>가, 한국일보는 <靑ㆍ野 전면전 선언>이, 세계일보는 <추석 한숨만 키운 '무능 정치'>가 1면 헤드라인으로 뽑혔습니다.


▶ 황교안 법무부 장관 아주 뿌듯하겠습니다.

= 어제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법질서를 바로잡느라 수고 많았다"고 황교안 장관을 격려했다는 기사가 조선일보 3면에 있습니다.

그런데 황교안 장관이 법질서를 바로잡은 게 뭘까요?

황 장관 하면 아마 국민들이 금방 떠올리는 게 국정원 불법 대선 개입 사건에 선거법 적용을 막으려 했고, 최근에는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감찰을 지시했다는 걸 텐데요.

채동욱 총장 사태와 관련해서 한 신문은 황교안 장관을 '청와대 꼭두각시'로 표현하기도 했는데, 대통령 격려를 받았으니 황 장관 더욱 분골쇄신하겠죠.

한겨레는 4면 기사에서 박 대통령의 황 장관 두둔을 '채동욱 총장 문제에 나서지 마라'는 경고 메시지를 검찰에 던진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 뉴라이트 역사교과서 저자들 아주 당당하네요.

= '엉터리' 논란에 휘말리며 전국 교사 무려 7,800여 명의 검정 취소 요구에 직면한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 저자들이 어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동아일보 10면 <교학사 집필진 "교과서 고치되 역사관은 고칠 생각 없어">, 중앙일보 12면 <교학사 교과서, 오류 문제 된 부분 고치기로>라는 기삽니다.

원래는 고치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고치기로 했다는 건가요?

뉴라이트 역사교과서가 심각하게 문제가 된 건 역사관보다 수백 건이나 되는 기초적이고 중대한 사실 오류와 왜곡 때문이죠.

일례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이 일본에 항복을 요구한 게 <포츠담 선언>인데 이걸 황당하게도 <카이로 선언>이라고 적어 놨습니다,

어제 회견에서 뉴라이트 저자들 "좌파든 우파든 사실에 굴복해야 한다"고 했다는데, 사실에 굴복하지 않고 사실을 왜곡한 당사자들이 이런 말을 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뉴라이트 저자들 "친일 미화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는데, 그럼 왜 일본 신문이 "한국 교과서가 일본 식민 지배를 찬양한다"고 했을까요?

▶ 휴대전화 문자 스미싱 사기 메뉴에 '내란음모'까지 등장했다고요?

= 서울신문 6면에 <'내란음모 소환서' 문자 스미싱 조심>이라는 기사가 있습니다.

'[국정원]내란음모로 인한 소환서 발부되었습니다'라는 안내와 '내용확인' 링크가 달린 문자메시집니다.

링크를 클릭하면 악성파일이 다운로드되는데 이게 금융ㆍ개인정보를 빼내거나 소액결제 인증번호를 받아내 돈을 가로채는 스미싱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평소 같으면 뭐 '이런 황당한 메시지가 있어?'하고 무시하겠지만, 박근혜 정부 국정원 위세가 워낙 대단하죠.

'지금은 국정원 세상이다' 이런 말도 있을 정도여서, '혹시나' 하고 클릭하시는 분들 많을 것 같은데 조심하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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