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는 지난 2일 100일간의 일정에 돌입했지만 여야가 결산안 처리와 국정감사 등의 의사일정 합의도 못한 채 어느덧 2주가 흘렀다.
그러나 16일 회담이 서로 간 불신의 높은 벽만 확인한 채 ‘빈손 회담’으로 막을 내리자 정치권은 다시 책임 공방을 벌이며 대치국면을 이어갔다.
야당은 전면적 장외투쟁 방침까지 시사하면서 국회 파행의 장기화까지 예고했다.
민주당은 3자회담 뒤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어 “투쟁 전략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원내외 병행투쟁 노선을 변경할 방침임을 밝혔다.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회의에서는 전면적인 장외투쟁에 나서자는 목소리가 많았고, 국정감사 등 정기국회를 보이콧 하자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은 “어렵게 성사된 회담을 망쳐버린 민주당은 사과해야 할 것”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민주당이 다시 국회로 돌아올 때까지 국회를 지키면서 시급한 민생법안을 챙겨 국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집권당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겠다”고 했지만 국회선진화법에 때문에 애가 타는 건 여권일 수밖에 없다.
세제개편안과 부동산 대책 관련 법안, 외국인투자촉진법 등을 조속히 통과시키려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냉랭했던 회담은 90분만에 끝났지만 냉각된 정국의 대치상황이 언제 풀릴 지는 까마득 하기만 하다.
대국민 사과 거부, 채동욱 사태 배후설을 일축 등 박근혜 대통령의 ‘마이웨이’도, 작심 발언만 쏟아낸 채 천막으로 돌아간 민주당 김한길 대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만은 없어 보인다.
등 돌린 정치권을 다시 마주보게 할 수 있는 건 결국 추석 민심의 향배에 달렸다.
민주당은 추석 민심을 수렴해 연휴가 끝나는 23일 의원총회에서 향후 투쟁 방법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