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은 16일 올들어 모두 10건, 127kg(68억원)의 금괴 밀수를 적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건, 13kg(8억원)에 비해 9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금괴밀수는 지난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국내 금값이 상대적으로 낮아 밀수출이 오히려 많았으나, 지난해 7월부터 국내 금값이 높아지면서 밀수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5만원권 품귀현상과 더불어 저금리와 지하경제 양성화 등의 영향으로 금이나 현금 보유를 선호하는 사회적 현상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은과거 금괴밀수는 주로 홍콩에서 반입되었으나, 최근에는 공항의 경우 대만, 항만은 중국에서 많이 반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운반조직도 외국인 보따리상 중심에서 최근에는 학생․주부․회사원들로 확산되고 있으며, 주로 여행자들이 붐비는 공휴일을 이용하고 있다.
공항 입국자는 대부분 항문 등 신체 부위에 숨겨 들여오고, 항만 입국자는 1kg이 넘는 큰 금괴를 특수 제작한 거들 등 속옷에 숨겨 밀반입하고 있다.
최근의 금괴 밀수가 조직화 대형화되는 특징도 있다.
지난달 8일 인천공항세관은 225g짜리 금괴 37개, 1kg 금괴 18개 등 31kg(17억원어치)을 밀수입한 대만인 운반책 8명과 국내 밀수 총책인 서울 종로 3가 소재 Y금은방 대표 1명 등 9명을 붙잡았다.
이들은 금괴를 특수제작한 거들과 항문에 은닉하고 주말을 이용해 김포공항과 김해공항으로 4명씩 분산 입국한 뒤 서울 동교동 M오피스텔에 모여 국내 밀수 총책에게 넘겼다.
내국인 밀수 총책은 자신의 금은방에서 밀수 흔적을 없애기 위해 산소용접기로 녹여 1kg짜리로 제작․판매했다.
관세청은 금괴 밀수단속에서는 처음으로 밀수자금 5억 7,400만원(엔화 3,200만엔 , 한화 1억 1,400만원)과 금괴 성형에 사용된 산소용접기, 금괴 모형 등 31점을 현장에서 압수했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한동안 뜸했던 금괴 밀수조직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보고 지난 5월 주요 세관에 ‘금 정보분석팀’을 설치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