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법무부 감찰관의 검찰총장 의혹 진상규명이라는 사상 초유의 조치가 결정된뒤 1시간여만에 채 총장이 사퇴의사를 밝히자 일선검사들의 반발이 터져나왔다.
특히 일요일인 15일에는 서울 북부, 중앙지검, 수원지검 검사들의 평검사회의가 일제히 잡히면서 이날이 검심의 향배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15일, 예정됐던 평검사 회의는 하나도 열리지 않았다.
채 총장이 사퇴한 당일, 서울 서부지검 평검사들이 밤 늦게까지 내부 회의를 열고 "검찰 총장이 임기 도중 사퇴하는 것은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한 뒤 연이어 평검사회의 일정이 잡혔던 것과 비교할때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 신중론이 다시 무게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이날 청와대가 채 총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고 먼저 전상규명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검사들 사이에 "일단 시간을 두고 보자"는 분위기를 확산시킨 것으로 보인다.
검찰 일각에서는 어찌됐든 채 총장의 '여자문제'로 인해 문제가 촉발된 것인데 진상이 밝혀지기도 전에 '검찰 흔들기'로 규정짓는 것은 오히려 역풍을 몰고 올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았다.
평검사 회의 예정일 전날 대검 김윤상 감찰과장과 박은재 국제미래기획단장이 사의를 표시하고, 법무부 장관 비판에 나섰지만 오히려 예정됐던 회의가 취소된 점도 총장의 최측근들인 대검 간부들과 일선 검사들간 온도차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 검사들의 반발이 진화 국면에 들어갔다고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 검찰관계자는 "동향을 살펴보니 청와대의 반응 등을 살펴보면서 월요일부터 검사들 사이에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서울 북부지검 등 15일 평검사 회의가 취소된 지원에서도 "일단 사건의 추이를 보자"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8일부터 본격적인 추석연휴가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16, 17 양일간 상황 변화에 따라 일선검사들의 반발이 조직화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