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의 '감찰' 통보는 "채동욱 나가라는 말"

채동욱 검찰총장과 황교안 법무장관(자료사진)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혼외 아들' 논란이 제기된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해 13일 전격 감찰에 착수했다. 법무부가 현직 검찰총장에 대해 감찰에 착수한 건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를 두고 검찰내부에서는 "사실상 나가라는 공식 통보"라며 술렁이고 있다.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법무부가 사상초유로 검찰총장을 감찰한다고 발표하는 건
자리에서 물러나는 공식적인 통보에 다름 없다"라고 말했다.

검찰의 다른 관계자는 "아마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총장에게 퇴진과 관련해 내부 조율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감찰이라는 모양새를 통해 사퇴를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채동욱 총장을 잘아는 한 중진 법조인은 "대통령이 나가라고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장관이 감찰을 통해 저러는 건(나가라고 하는 건) 대단히 모욕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의 감찰에 대해 채동욱 총장은 아직 구체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채동욱 총장은 최근 지인에게 "대통령이 나가라고 한다면 나가겠지만 허위사실을 근거로 흔드는 것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법무부는 최근 채 총장을 둘러싼 '혼외 아들' 논란과 관련해 "국가의 중요한 사정기관의 책임자에 관한 도덕성 논란이 지속되는 것은 검찰의 명예와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라면서 감찰착수를 공식화 했다.

법무부는 "더이상 논란을 방치할 수 없고 조속히 진상을 밝혀 논란을 종식시키고 검찰 조직의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장관은 당사자인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된 감찰관으로 하여금 조속히 진상을 규명해 보고하도록 조치했다"라고 설명했다.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으며

저는 오늘 검찰총장으로서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자 합니다.

주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하여 국민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한 마음입니다.

지난 5개월 검찰총장으로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올바르게 검찰을 이끌어왔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모든 사건마다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입장에서 나오는데로 사실을 밝혔고 있는 그대로 법률을 적용했으며 그 외에 어떠한 다른 고려도 없었습니다.

저의 신상에 관한 모 언론의 보도는 사실 무근임을 다시한번 분명하게 밝혀둡니다.

근거없는 의혹제기로 공직자의 양심적인 직무수행을 어렵게 하는 일이 더이상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검찰 가족 여러분 국민이 원하는 검찰로 거듭 나겠다는 각오로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소중한 직분을 수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2013년 9월13일 검찰총장 채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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