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규탄" 순천대 11년 만에 학내 집회

전남 순천대학교 학생 100여 명은 12일 자발적으로 모여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저녁 학생들은 학생운동이 사라진 순천대에서 11년 만에 학내 집회를 열었다.


순천대 학생들은 “국정원이 인터넷 댓글로 국민들이 주권을 행사하는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해 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또 “대선 기간 수사를 맡은 담당 경찰서에서도 조직적인 은폐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도 정부와 여당은 침묵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국선언을 마친 순천대 학생들은 저녁부터 학교 정문 옆 열린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시민들과 함께 문화재를 열었다.

촛불집회에 모인 학생들은 최근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으로 인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에 대한 책임 여론이 식어가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2학년 도민희 학생은 “다른 대학에서도 시국선언을 하는 것을 보았는데, 순천대에서는 시국선언이 없었다”며 “국정원 대선 개입 사태가 이대로 묻히도록 둘 수 없었다. 순천대에서 학생들이 자발적인 시국선언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순천대 학생이 학내에서 집회를 여는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11년 만의 일이다.

특히 이른바 운동권 학생회가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십시일반 돈을 모아 행사를 준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보다 앞서 2달 전인 지난 7월 순천대 교수 33명이 국정원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전남동부권의 대표적인 국립대학에서 교수들에 이어 학생들까지 자발적으로 국정원 대선개입을 규탄하고 나서면서 지역사회에 큰 반향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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