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물지 않은 상흔'…美수도 한복판서 '9·11 충돌'

이슬람단체 시위에 오토바이족 맞불…도심 교통정체

미국의 수도 워싱턴DC 도심에서는 9·11테러 12주년을 맞은 11일(현지시간) 2개 민간단체의 '맞시위'가 열려 극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졌다.


이날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국 규모의 오토바이 동호인 단체인 '투 밀리언 바이커스'의 회원들은 워싱턴 모뉴먼트와 의회 의사당으로 이어지는 내셔널몰 인근에서 9·11테러 희생자에 대한 추모 집회를 열었다.

이 단체는 페이스북 계정에 행사의 취지를 "9·11테러로 숨진 이들을 기억하고 테러를 일으킨 이들과 싸우는 군인들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또 다른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슬람 로비단체인 '아메리칸 무슬림 정치행동위원회'(AMPAC)가 이날 같은 곳에서 계획한 '두려움에 대항하는 100만 미국인의 행진' 행사에 항의하기 위한 것.

9·11테러 이후 이슬람계에 대한 차별에 항의하기 위해 집회를 계획한 이 단체는 당초 행사명을 '100만 무슬림 행진'이라고 붙였다가 부정적인 여론이 들끓자 이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 밀리언 바이커스의 시위를 주도한 벨린다 비는 "교통혼잡이 발생할 것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워싱턴DC 주민들에게 사과한다"면서도 "이슬람은 충분한 주목을 받았고, 이제는 미국이 주목을 받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내셔널몰을 관리하는 국립공원관리소(NPS)는 먼저 집회를 신청한 이슬람 단체에 대해서는 허가했으나 오토바이족 행사는 교통혼잡 가능성 등을 이유로 허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토바이 동호인 수천명이 도심에서 굉음을 울리며 항의 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한때 백악관 인근 도로가 일부 통제되면서 교통 체증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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