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정치권과 대통령의 회담이 성사될 수 있게 백방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회담 성사의 걸림돌 중 하나인 회담의 형식을 문제삼지 않기로 한 것이다.
중진 의원들의 목소리도 잇따랐다.
전날 민주당의 서울광장 천막당사를 찾아 김한길 대표를 만났던 7선의 정몽준 의원과 5선의 이재오 의원은 박 대통령의 결단과 새누리당의 역할을 강하게 요청했다.
정몽준 의원은 "여당 의원들이 모두 나서서 야당과의 대화를 적극 중재하고, 청와대도 우리 당에서 설득해야 한다"면서 "며칠 남지 않은 추석 전에 민주당이 국회에 돌아와 국민에게 좋은 선물을 드리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고 여당 의원들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했다.
이재오 의원은 "갈등해결의 제일 큰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은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꼬인 정국을 적극적으로 풀려고 해야 한다"면서 "오늘 대통령이 오면 먼저 여당 대표를 만나고, 야당대표도 만나서 사정을 듣고 일단 갈등을 해결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6선의 이인제 의원도 "야당 대표가 여권의 최고 정치지도자로서의 대통령과 만나서 영수회담을 하자고 요구하는 것은 크게 무리가 되는 요구는 아니다"라면서 "대통령은 넓은 마음으로 허심탄회하게 아무 조건 없이 야당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3선의 정우택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야당과의 대화를 통해서 난국을 타개하는 모습을 보이는 큰 정치를 이뤄주기를 촉구한다"고 말했고 3선의 유기준 최고위원도 "자연스럽게 순방에 대해 여야 대표가 모여서 설명하는 계기가 되면 풀리지 않겠나, 전향적으로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처럼 정치권에서 회담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회담의 형식은 '순방 성과 설명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여야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자연스럽게 3자 회동을 갖고 이후 양자 회동까지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여당 지도부는 이번주, 늦어도 추석 전에는 회동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내에서는 오는 15일, 일요일 회동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결단까지는 회담의 내용이라는 난제가 남아있다.
김한길 대표는 “국정원 개혁이 말해지지 않는 어떤 만남도 무의미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국정원 국기문란 사건 진실 규명과 책임자의 성역 없는 처벌, 국회 주도의 국정원 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밝히고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김 대표는 여기에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직접 나서서 풀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무상보육 문제를 추가로 요구하고 나섰다.
“야당이 여당의 존재를 무시하고 국민이 아닌 대통령만 바라보며 민생 없는 정치를 하기 때문에 정치가 멸종되는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 달라”
이날 정치권과 대통령의 회담 성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야당에게 요구한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