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이재오, 심각한 정치실종 "대통령이 풀어야"

與 중진, 꼬인 정국서 靑과 堂에 해법 마련 촉구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광장 민주당 천막당사에서 노숙투쟁중인 김한길 대표를 찾아 인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자료사진
여야가 뚜렷한 돌파구 없이 대치를 지속하는 답답한 정국에서 새누리당 중진들이 해법 마련에 나섰다.


새누리당 최다선인 정몽준·이재오 의원은 11일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현 시점을 '정치 실종'이라고 짚으면서 대통령과 여당이 더욱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7선인 정몽준 의원은 "어제 오후 천막에서 농성하고 있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만났다"면서 "제1야당 대표가 비가 새는 천막에 기거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고 우리 정치가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하는가"라고 답답한 심정을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현재 여야간 물밑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우리 정치가 심각한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들에게 새누리당이 열심히 대화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비춰지는 것이 아닐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면 앞으로 계속 문제가 생긴다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고 야당이 나가있는 것도 잘못이지만 국민들은 집권여당의 적극적 역할을 기대한다"며 "새누리당 의원들이 모두 나서 야당과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청와대도 우리당에서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선인 이재오 의원의 발언은 더욱 구체적이었다. 직접적으로 대통령을 향해 꼬인 정국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지금 새 정부가 들어선지 3개월이 다돼가는데 언제부터인지 화해, 화합이라는 말들이 사라지고 대립, 갈등, 분열이라는 말들이 자리잡았다"며 현 상황에 우려를 표시한 뒤 "정치권은 갈등을 해결해야지, 갈등의 계기를 자꾸 만들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정치권에서도 갈등 해결의 제일 큰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은 대통령이다.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서 대통령만이 정치사회적 갈등을 풀 수 있다 보니까 모두가 대통령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의 노력은 알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자유주의국가에서 최고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며 "대통령께서 꼬인 정국을 적극적으로 풀려고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두 의원은 전날에도 서울시청 앞에 마련돼 있는 천막당사를 방문해 노숙투쟁에 나선 민주당 김한길 대표를 위로하는 한편 꼬인 정국을 풀기 위한 해법을 논의했다.

이 의원과 김 대표는 '장외투쟁'을 두고 묘한 인연이 있다. 7년 전 두 의원은 각 당의 원내대표로서 장외투쟁을 두고 협상을 벌인 바 있다.

당시에는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가 꼬인 정국을 푸는 것을 자처했다. 김한길 대표가 이재오 의원에게 회담을 제안해 북한산에서 '산상회담'을 열어 정국 정상화 합의문을 마련함으로써 곤경에 처한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출구를 열어준 것이다.

김 대표는 당시를 염두에 둔 듯 "과거 이 의원과 파트너였을 때는 격의 없이 수시로 만나 솔직한 대화를 통해 여야 관계를 풀었는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며 "들어갈 명분을 만들어 달라는 것도 아니고 문제의 근본에 대해 문제를 푸는 방법을 제시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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