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계랭킹 8위의 강호 크로아티아와의 친선경기에서 1-2로 아쉽게 패했다.
지난 6월 부임 후 가장 위협적인 상대인 세계랭킹 8위의 강호 크로아티아와 맞선 홍명보 감독은 공격과 수비에서 고른 활약을 하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웠다. 하지만 구자철은 기대만큼 상대 공격을 1차 저지하는 역할을 완수하지 못했다.
결국 구자철은 후반 시작과 함께 한국영(쇼난 벨마레)와 교체된 조동건(수원)을 대신해 최전방 공격수의 역할을 맡았다. 구자철을 최전방으로 올린 뒤 한국의 공격은 더욱 활기를 띄었다.
덕분에 전반에 이청용(볼턴)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손흥민(레버쿠젠)도 후반 들어 소속팀에서 보여주는 활약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홍명보 감독이 지금까지 내세웠던 원톱 공격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한 반면, 전문 공격수 없이 미드필더들로 ‘제로톱’을 이뤄 공격한 것이 더욱 위력적이었다.
지난 아이티전에서 지동원(선덜랜드)의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에 홍명보 감독은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 조동건(수원)을 선발 출전시켰다. 하지만 결국 조동건 역시 감독의 눈을 사로잡지 못했다.
대표팀의 멀티플레이어 구자철의 활용 방안이 수비보다는 공격에서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지만 동시에 홍명보 감독의 수비형 미드필더와 최전방 공격수의 실험이 모두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현장에서 한국과 크로아티아의 경기를 지켜본 김대길 KBSN해설위원은 “구자철은 수비적인 역할보다는 공격적인 역할이 더 어울리는 선수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기성용이 있었다면 경기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는 최전방 전문 공격수의 위력이 크게 떨어지는 만큼 미드필더를 겸할 수 있는 선수를 최전방에 세워 다양하게 공격하는 방안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