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김한길, 냉랭한 분위기 속에 '어색한 조우'

시청 앞 행사서 만났지만 소득 없이 헤어져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2013년 추석맞이 팔도 농특산물 큰잔치에서 만나 무대로 이동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노숙투쟁을 선언한 후 처음으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천막당사'서 만났지만, 어색한 인사만 한 채 아무런 성과 없이 헤어졌다.

황 대표는 10일 오후 7시쯤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팔도농특산물 큰 잔치' 행사 참석에 앞서 민주당 천막당사를 방문했다.

김 대표보다 먼저 도착한 황 대표는 민주당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와 환담을 나눴다. 정 수석은 "(김한길 대표가) 수면제 드신다고 한다. 대표님이 잘해 달라. 저희 당은 대표님만 바라본다"고 부탁했고, 황 대표는 "김 대표의 건강이 걱정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오후 7시 10분쯤 김 대표가 도착했고 양당 대표는 이 행사를 주최한 송광석 경인일보 사장을 가운데 두고 자리에 앉았다. 이후 김·황 대표는 안부만 나눈 후 서로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아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취재진이 "오늘 만남을 계기로 여야 관계가 정상화되는 것이냐"고 묻자, 김 대표는 "(황 대표는) 오늘 지방신문협회 축사하러 오신 것 아니냐"고 말해 냉랭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행사 관계자가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말이 있지 않냐"는 말에도 김 대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행사 축사에서도 황 대표는 야당과의 관계 회복을 위한 제스처를 보였다. 그는 "오늘 여야 대표가 있으니 기자들이 취재를 굉장히 많이 한다"면서 "여야가 다시 한 번 굳게 뭉쳐서 나랏일을 잘하길 바라는 간곡한 말씀으로 받아들이고 오늘 계기로 저희들 할 일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여야 관계에 대한 언급은 일절 하지 않았다.

축사 후 기자들과 만난 김 대표는 "황 대표는 덕담을 많이 해주신다"는 말만 남긴 채 다시 천막당사로 돌아갔다.

황 대표는 "정치라는 것이 오랜 시간을 거쳐서 일이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김 대표의) 건강 때문에 우리가 마음이 좀 급하다. (하지만) 잘 될 거다"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선약 때문에 김 대표가 노숙투쟁 중인 천막을 따로 찾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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