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대표는 10일 오후 7시쯤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팔도농특산물 큰 잔치' 행사 참석에 앞서 민주당 천막당사를 방문했다.
김 대표보다 먼저 도착한 황 대표는 민주당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와 환담을 나눴다. 정 수석은 "(김한길 대표가) 수면제 드신다고 한다. 대표님이 잘해 달라. 저희 당은 대표님만 바라본다"고 부탁했고, 황 대표는 "김 대표의 건강이 걱정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오후 7시 10분쯤 김 대표가 도착했고 양당 대표는 이 행사를 주최한 송광석 경인일보 사장을 가운데 두고 자리에 앉았다. 이후 김·황 대표는 안부만 나눈 후 서로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아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취재진이 "오늘 만남을 계기로 여야 관계가 정상화되는 것이냐"고 묻자, 김 대표는 "(황 대표는) 오늘 지방신문협회 축사하러 오신 것 아니냐"고 말해 냉랭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행사 관계자가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말이 있지 않냐"는 말에도 김 대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행사 축사에서도 황 대표는 야당과의 관계 회복을 위한 제스처를 보였다. 그는 "오늘 여야 대표가 있으니 기자들이 취재를 굉장히 많이 한다"면서 "여야가 다시 한 번 굳게 뭉쳐서 나랏일을 잘하길 바라는 간곡한 말씀으로 받아들이고 오늘 계기로 저희들 할 일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여야 관계에 대한 언급은 일절 하지 않았다.
축사 후 기자들과 만난 김 대표는 "황 대표는 덕담을 많이 해주신다"는 말만 남긴 채 다시 천막당사로 돌아갔다.
황 대표는 "정치라는 것이 오랜 시간을 거쳐서 일이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김 대표의) 건강 때문에 우리가 마음이 좀 급하다. (하지만) 잘 될 거다"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선약 때문에 김 대표가 노숙투쟁 중인 천막을 따로 찾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