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와 경상남도는 그동안 경남은행 인수에 나설 지역 컨소시엄에 참여할 대기업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인수추진위와 경남도는 투자 참여를 요청하는 서한문을 보내는 등 국내 10여 개 대기업에 경남은행 인수 참여를 요청했고, 접촉을 계속해 왔다.
하지만 인수 요청을 받은 대기업들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엘지전자 등 경남과 울산 지역에 연고가 있는 업체들은 대부분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전체적인 인수 구조와 전략이 어떻게 되는지, 투자했을 때 인수를 할 수 있는 가능성 등 회사 사정과 함께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검토 중이긴 하지만, 회사 여력상 사실상 인수 참여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홍준표 경남지사가 한 방송에 출연해 직접 언급했던 현대자동차의 경우, 경남은행 인수 참여를 아예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확실히 선을 그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자동차 전문회사이기 때문에 경남은행과는 큰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해 인수 참여를 검토하고 있지 않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인수 참여를 요청한 기업들이 참여 여부를 두고 정부의 눈치를 보며 고민 중이라는 시각도 있다.
민영화 과정에서 정부의 의중이 가장 중요한 데다, 인수에 실패했을 경우 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 등을 우려해 기업 입장에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홍 지사도 앞서 "대기업들이 인수참여 여부에 대해 정부 눈치를 보고만 있는 바람에 협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가 참여할 수 있도록 신호를 달라"고 말했다.
반면,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는 경남은행 인수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대기업은 없지만, 몇몇 대기업과는 구체적으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기대감을 접지 않고 있다.
인수추진위 관계자는 "아직 확실한 의사 표현을 한 기업은 없지만, 몇몇 대기업들과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어떤 대기업과 협의 중인지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 전략상 공개할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인수추진위는 예비입찰에는 빠져도 본입찰에서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대기업과의 접촉을 계속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