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의 초지일관 뚝심, 全·盧 굴복시켰다

수사팀 격려하며 오랜 만에 환한 웃음

채동욱 검찰총장.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10월까지 성과가 날지 안날지는 신만이 아시겠죠."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전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환수와 관련해 "어느정도 성과를 기대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채동욱 검찰총장의 답변이었다.

10일 오후 3시 서울 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전두환 씨의 장남 재국 씨가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장면은 채동욱호 검찰에 신이 안겨준 최고의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도 예정보다 한달여나 빠르고 전액 환수라는 최상의 마무리였다.

채 총장은 이날 대검주례간부회의에서 전두환 일가의 추징금 자진납부와 관련해 '비록 늦었지만 이제라도 국가적 정의가 바로 세워지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그동안 검찰은 전직 대통령과 가족들을 상대로 매우 어려운 일을 진행해왔으며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험난한 장애도 있었지만 굳건한 의지로 잘 극복해 왔다"며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 부장검사)과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추징금 완수에 대한 채 총장의 의지는 취임때부터 유달랐다.

지난 6월 27일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추징시효가 2020년까지 연장되고 가족 등 제3자 명의로 숨긴 경우라도 찾아서 환수할 수 있도록 한 전두환 추징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시간적 여유가 생겼지만 채 총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추징시효가 연장되었다고 해서 집행전담팀이 여유를 가져서는 결코 안된다"며 "당초 시효 완성시점인 10월을 목표로 반드시 가시적 성과를 내라"고 추징팀을 독려했다.

'전두환 추징법'이 법적 토대를 마련해줬지만 미납추징금 환수팀이 신속하게 수사팀으로 전환되고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을 비롯해 시공사, 허브빌리지 등 자녀들과 관련된 회사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이 가능했던 것은 이런 총장의 의지 때문이었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검사 초년병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의 구속과 수사, 기소까지 전담한 뒤 검찰총장이 돼서 전 전 대통령의 미납추징금 환수에 성공하면서 기나긴 전두환 전 대통령과의 악연도 마무리 짓게 됐다.

최근 혼외 아들 보도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 등으로 정부와 마찰을 빚으며 홍역을 치르고 있지만,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전액 환수라는 검찰의 해묵은 숙원을 해결하면서 그의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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