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는 10일 기자브리핑을 갖고 "낙동강 수계 녹조 발생 예방을 위해 2020년까지 1조 3천 231억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녹조의 원인으로 "폭염으로 인한 수온상승과 강수량 부족, 그리고 오염물질 유입"으로 꼽았다. 함안과 함천보 등 '4대강 보'는 원인에서 빠졌다. 지금까지 홍지사의 주장과 일치한다.
그러면서 "폭염이나 강수량 등은 인위적으로 어찌할 수 없으므로, 수질오염원을 줄이는데 예산을 집중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 "4대강 보 관련" 지적에는 "민감한 문제…모른다" 일관
4대강 보의 관련성에 대해 기자들이 질문을 쏟아냈지만, 한사코 "민감한 문제다. 모른다"로 일관했다.
"지금까지 낙동강 하류에 국한되던 녹조가, 보가 세워진 후 첫 해인 올해는 중상류까지 심각하면서도 광범위하게 형성됐는데도 관련성이 없냐?"는 지적에도 "모른다"였다.
"지천이나 저수지가 아닌 낙동강 본류에 녹조가 발생한 것이 보설치로 인해 유속이 느려졌기 때문이 아니냐?"고 물었지만 역시 "확인이 안됐다"고 답했다.
"이번 대책을 세우면서 홍준표 지사의 방침 외에 어떤 전문가의 조언이 있었고, 어떤 조사가 실시됐냐?"는 질문에는 "이번 대책과 관련해서는 없었다"고 답했다.
담당 공무원은 답변 중간중간 "민감한 문제여서..."라며 말을 아꼈다.
정치적으로 민감하다는 이유로, 철저한 원인규명도 없이 1조 3천억 이상의 예산을 쏟아붓겠다는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관동대 박창근 교수는 이에 대해 "녹조가 이렇게 심각한데도, 4대강 보와 상관이 없다고 인식하는 것은 번지수를 잘 못 찾은 것이다"며 "홍 지사가 거대한 예산을 들여 이런 대책을 내놓는 것은 4대강 사업의 잘못을 은폐하려는 속셈이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녹조 원인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평가도 없이 오염원 저감에만 1조 3천억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황당한 이야기다"며 "효율성이 크게 떨어질 뿐만 아니라, 도민들도 받아들이기 힘들고 결국 예산낭비가 된다" 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