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아톤 감독 "상영중지, 군사독재 때도 없던 일"

- 천안함 영화, 유족들이 걱정할 만한 내용 없고 영화보면 오히려 마음이 놓일 것



■ 방 송 : FM 98. 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9월 9일 (월)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윤철 감독(한국영화감독조합 부대표)

◇ 정관용> 천안함 폭침 사건을 둘러싼 이런저런 의문점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죠. 천안함 프로젝트 지난주 개봉을 했습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 중에는 유일하게 메가박스에서 개봉을 했는데. 개봉 하루 만에 극장 측이 돌연 상연을 중단시키는 상황이 발생해서 영화계가 발칵 뒤집혔어요. 상영 중인 영화를 그냥 통보만으로 중단시킨 사례는 처음이라고 합니다. 오늘 영화인들이 여럿 모여서 긴급기자 회견을 가졌는데 그 중에 한 분입니다. 영화 말아톤으로 유명한 감독이죠. 한국영화감독조합의 부대표까지 맡고 계십니다. 정윤철 감독 목소리 듣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윤철>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저희 프로그램에서도 한번 다룬바 있는데 천안함 프로젝트에 대해서 유족들이 상영중지 가처분신청 냈었지 않습니까?

◆ 정윤철> 그렇습니다. 당연히 유족 분들은 그런 좀 영화에 반대하시는 입장에 있을 수 있을 것이고요. 일단 영화를 보시기 전일 테니까 더더욱 그러셨을 것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게 결론을 났어요? 그 가처분 신청이?

◆ 정윤철> 네, 그래서 재판결과 내용에 별다른 문제가 없고 어떤 치우친 영화가 아니다라는 결론으로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해서 기각이 나왔습니다. 기각판결. 그래서 일단 상영하게 된 것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거쳐야 할 법적 절차까지 거친 후에 어떤 의미로 보자면 법률상이나 정황상이나 당당하게 개봉을 한 거로군요. 몇 개 관에서 개봉을 했어요?

◆ 정윤철> 처음에 일단 이 영화가 기각판결로 사법부에서도 통과를 했고요. 영화등급심의위원회에서도 12세 관람가로 굉장히 안정한 영화다 이런 판결을 받고 이중 검열 장치를, 안전장치를 다 통과해서 22개의 정도의 극장에서 이렇게 메가박스 멀티렉스장에서 상영을 했습니다.

◇ 정관용> 혹시 다른 멀티플렉스 영화관들 하고는 협의를 안 했었나요? 아니면 다 했는데 다들 안 한다고 그러고 메가박스만 한 건가요? 그 과정을 소개해 줄 수 있겠습니까?

◆ 정윤철> 일단 다른 멀티플렉스들에서는 아무래도 내용상 부담을 느끼신 것 같고요. 그렇지만 메가박스관에서는 영화를 보신 다음에 별 특별한 문제없을 것 같다 그래서 이십 몇 개의 소규모지만 상영을 동의를 했고요. 그래서 첫날부터 다양성 영화 부분의 1위로 굉장히 관객들이 많이 오던 영화였습니다.

◇ 정관용> 지난주 목요일날 개봉 했죠?

◆ 정윤철>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상영을 그만하겠다라고 극장 측에서 통보를 한 게 언제 입니까?

◆ 정윤철> 바로 다음 날인데요. 이틀째 상영이 잘 돼서 오히려 관수를, 상영관을 늘리겠다고 말을 하자마자 몇 시간 후에 갑자기 상영 자체를 아예 못하겠다. 그래서 영화가 메가박스 극장에서 모두 사라지게 된 것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 금요일날 그게 오전입니까?

◆ 정윤철> 네, 금요일날 한 낮 정도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 전날 22개의 극장에서 관객이 그래도 꽤 들었나 봐요?

◆ 정윤철> 네. 소규모 다양성 영화 중에서는 1위를 했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다들 만든 분들도 그렇고 굉장히 기대가 많았는데요. 어떻게 보면 영화 자체가 지금 거의 망하게 생긴 거죠.

◇ 정관용> 그래서 금요일날 아침에는 상영관 수 늘리겠다라는 통보가 한번 왔었다 이거죠?

◆ 정윤철> 그렇죠. 오히려 늘리겠다는 통보가 왔었는데 갑자기 몇 시간 후에 왔습니다. 그렇게 못한다고.

◇ 정관용> 그 이유를 뭐라고 설명하던가요?

◆ 정윤철> 처음에는 보수단체 쪽에서 굉장히 위협을 하면서 와서 어떤 시위를 하거나 위험한 행위를 할 것 같아서 걱정이 되기 때문에 내리겠다. 이런 식의 얘기를 하셨는데요. 그건 아직, 만약에 사실 그랬다면 그걸 영화를 내릴게 아니라 그런 분들이 와서 뭔가 상영방해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경찰에 신고를 해야 마땅한 건데. 그러지 않고 영화 자체를 내려버린다는 것은 정말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형국이죠.

◇ 정관용> 보수단체, 어느 단체라고 하던가요? 그런 지칭은 안 했습니까?

◆ 정윤철> 그것도 사실은 정확히 말하지 않았고요. 지금 그래서 과연 그것이 사실이라면 정말 대중 문화공간에 대한 어떻게 보면 새로 위협을 한 건데요. 정말 철저한 수사를 해야 될 것이고, 사실이라면. 그런데 또 저희가 보기에는 과연 그게 아니라 만약의 경우 어떤 위에서 내려온 어떤 외압이라면 이건 더 심각한 문제이고. 그것 또한 굉장히 철저하게 밝혀내서 이러한 정말 있을 수 없는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일단 메가박스 측의 주장에 따르면 일부 보수단체에서 영화 상영을 저지하기 위해 시위를 벌이겠다. 이런 식의 협박전화 같은 게 자기들한테 왔다라고 주장했다는 것이죠?

◆ 정윤철> 네, 일단 그렇게 주장을 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 단체가 어떤 단체인지는 말하지 않았고?

◆ 정윤철>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실제로 22개 극장 가운데 어디 한 군데라도 그런 시위가 있었던 적이 있나요? 목요일 상황에서?

◆ 정윤철> 그건 전혀 없었습니다.

◇ 정관용> 전혀 없었다?

◆ 정윤철> 네.

◇ 정관용> 그래서 지금 영화인들은 이게 보수단체의 협박이었다. 그건 경찰에 신고할 사안이다라는 판단이시고. 혹시 다른 외압이 있는 게 아니냐라고 조금 아까 의심된다라고 하셨는데 거기서 의심은 누구를 의심하시는 거예요?

◆ 정윤철> 일단 보수단체가 그렇게 했다면 분명히 경찰에 신고를 하든지 아니면 저희 측에도 뭔가 상의를 했을 텐데요. 영화사 측에도. 그런데 그러지 않고 바로 내렸다는 것은 과연 그게 사실인지 의심되는 점이 없지 않아 있고요. 외압이라면 영화사 메가박스라는 회사에 뭔가 외부에서 어떤 정권이라든지 아니면 문화적인 기관에서 내지는 어떤 외압이 들어와서 알아서 내린 게 아닐까 이런 식의 생각도 하고 있고. 아무튼 이것은 철저히 조사를 해서 밝혀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보수단체라고 주장했는데. 예를 들어서 이런 협박전화가 와서 걱정이다, 이거 어떻게 할까요? 하고 영화사와 사전 협의하거나 상의한 적도 전혀 없었다?

◆ 정윤철> 네, 전혀 없었습니다. 참 충격적인 일이죠.

◇ 정관용> 그냥 영화관 늘리겠다라고 하더니 몇 시간 만에 갑자기 중단이다. 딱 통보하고 끝냈다 이거죠?


◆ 정윤철> 네, 참 믿기지 않는 그런 상황으로 전개가 됐습니다.

◇ 정관용> 그동안 극장 측에서 이렇게 상영 하루 만에 일방적 통보로 중단한 사례가 있었습니까? 전례가?

◆ 정윤철> 한국영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고요. 한국영화 역사상. 심지어 군사독재시대에도 상영하는 영화를 이렇게 내려버리는 것은 없습니다. 전에 무슨 사전검열을 해서 영화를 자르거나 그런 일은 있지만 일단 상영을 한 다음에 이렇게 내리는 것은 지금 역사상 처음 있는 초유의 사태고요 심지어 이 영화는 불법상영도 아니지 않습니까?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에서 다 합법적으로 통과한 영화를 이렇게 내리는 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 정관용> 게다가 법원의 판단까지도 이미 한번 거친 그런 상태인데요.

◆ 정윤철> 그렇죠.

◇ 정관용> 그래서 지금 오늘 영화인들 여러 분들이 다 모여서 기자회견을 했는데. 기자회견 후에 혹시 메가박스 측에서 어떤 입장표명을 하거나 그런 사실은 전혀 없습니까?

◆ 정윤철> 네, 아직은 저희가 기자회견하고 참, 그냥 기자회견만 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서요.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서 영화인들이 진상조사위원회를 만들어서 이거를 좀 알아볼 생각입니다. 그래서 도대체 진짜 보수단체에서, 외부에서 그런 어떤 테러위협을 한 것인지 그건 거의 내란음모죄에 준하는 그런 행동을 한 건데 그게 사실이라면 그건 철저히 밝혀내야 될 것 같고요. 만약에 그렇지 않고 윗선에서 내려온 외압이라면 그것에 대해서도 철저히 어떤 사과를 받아내야 되는 그런.

◇ 정관용> 모든 진상의 키를 바로 메가박스 측이 쥐고 있을 텐데요? 그렇죠?

◆ 정윤철> 그렇습니다. 거기서 영화를 내린 것이기 때문에요.

◇ 정관용> 그런데 아직까지는 계속 침묵이다?

◆ 정윤철> 저희가 오늘 이렇게 기자회견 했기 때문에 계속 접촉을 하면서 의견을 이렇게 상황을 알아볼 생각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함께 관심 갖고 상황을 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상식적으로 그런 걱정스러운 전화가 왔으면 영화제작사하고 상의하는 게 상식적으로 맞는 것 같은데. 그런 일도 없었다, 이런 말씀이시로군요.

◆ 정윤철> 저도 오늘 이 영화를 처음으로 봤는데요. 영화 수준이 거의 PD수첩이나 시사2580이런 정도 수준입니다. 어떤 선동적인 결론도 내린 게 아니고요. 다시 그냥 쉽게 말해서 해양과학영화 수준입니다. 도대체 바다 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를 마치 교통사고 원인을 밝히는 것처럼 아주 논리적으로 이런 질문을 던지는 영화에 불과한데.

◇ 정관용> 알겠습니다. 정윤철 감독의 영화평보다 어쨌든 유족들이 제기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이건 상영해도 된다라고 기각됐다는 사실 이걸 저는 근거로 삼고 싶고요. 어쨌든.

◆ 정윤철>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거는. 유족 분들이 꼭 오셔서 영화를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정윤철> 이 영화를 유족들이 보시면 너무 마음이 놓이실 거고. 다른 어떤 생각을 많이 하실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이건 정말 끝까지 진상이 밝혀졌으면 하는 그런 바람이네요. 고맙습니다.

◆ 정윤철>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한국영화감독조합 부대표 정윤철 감독의 목소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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