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前간부 "야당 비판 댓글 적절치 못했다"

이종명 전 3차장, 원세훈 전 원장 공판서 증언 "젊은 세대 애국심 위해 사이버 활동"

이종명 전 국가정보원 3차장은 9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심리전단의 일부 사이버 활동이 외견상 부적절했다고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이 전 차장은 "종북 좌파의 국정 폄훼에 대한 대응과 야당에 대한 비판 여론 조성을 식별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진술했다.


심리전단이 4대강 사업 등 국정을 홍보하고 이에 비판적인 입장을 반박하는 댓글을 달면서 정치에 개입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점을 미처 신경 쓰지 못했다는 취지다.

이 전 차장은 또 "내심의 주된 목적과 상관없이 드러난 활동이 야당 정치인의 실명과 그의 대선 공약을 거론하며 비판하는 것이었다면 문제가 있지 않나"라는 검찰 측 신문에 "적절치 못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 전 차장은 찬반 클릭 활동에 관해서도 "어떤 주제에 찬반을 했는지에 따라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차장은 다만 "종북 좌파의 선전·선동에 대응하는 것으로 이해했기 때문에 부하들을 질책할 생각은 없다"며 "정치 개입이라는 인식이 전혀 없었고 우리 스스로 안보 활동으로 봤다"고 강조했다.

이 전 차장은 "심리전단의 활동이 법률상 문제가 된다면 직원들 책임만으로 돌릴 수는 없다"며 "나도 그런 부분에 책임을 공감하는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차장은 이날 신문에서 '젊은이'를 수차례 언급해 관심을 끌었다.

이 전 차장은 "젊은 세대가 애국심을 갖고 자랐으면 하는 마음으로 사이버 활동을 했다"며 "원세훈 전 원장과 별도로 젊은 사람들의 안보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내가 심리전단에 추가 지시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정원 3차장은 대북 정보 수집, 방첩 및 공작 업무를 총괄하는 고위직이다. 군(軍) 장성 출신인 이 전 차장은 2011년 4월 초 국정원에 영입돼 2년 동안 근무하다가 퇴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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