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선배 추신수(31, 신시내티)와 인사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둘은 지난달 28일 LA 다저스티디움에서 첫 대결을 펼친 이후 한 달여 만에 만나는 셈이었다.
당초 류현진은 이날 선발 투수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허리 통증으로 등판이 연기됐다. 그러면서 추신수와 다소 부담스러운 재대결도 무산됐다. 아무래도 한미 양국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는 맞대결이다.
한결 홀가분한 듯 류현진은 "마음 같아서는 쳐들어갈 텐데"라며 입맛을 다셨다. 상대 클럽하우스로 가고 싶지만 신시내티 분위기 상 다소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현재 신시내티는 치열한 내셔널리그(NL) 중부지구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전날까지 1위 피츠버그와 3경기, 2위 세인트루이스와 1.5경기 차 3위다. NL 와일드카드에는 포함될 가능성이 크지만 결정전을 치러야 하는 만큼 역시 1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게 아무래도 유리하다. 이미 NL 서부지구 1위를 굳힌 다저스와 달리 매 경기가 중요하다.
류현진의 등판이 연기되면서 선후배가 더욱 편하게 회포를 풀 가능성도 높아졌다. 최근 국내 모 매체를 통해 추신수가 자신의 신시내티 집에서 류현진을 위해 열어주겠다고 밝힌 삼겹살 파티다.
당초 추신수는 류현진과 재격돌이 예고되자 농담조로 파티가 어려울 것 같다고 했지만 다시 류현진의 등판 연기로 대결이 무산된 상황. 류현진은 이에 대해 "신수 형이 삼겹살 사주겠죠"라며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류현진은 다저스 클럽하우스에 들어갔다 오는 등 한참을 기다린 끝에 재회에 성공했다. 타격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로 들어선 추신수와 악수를 나눴다. 반갑게 웃으면서도 의미심장한(?) 눈빛을 교환했다. 승부를 떠나 부담없이 만난 두 한국인 메이저리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