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화 어때] 김기덕의 '뫼비우스', 가족 욕망 성기의 악순환은 어떻게 끊나

청소년관람불가, 90분 상영, 5일 개봉

뫼비우스 포스터(영화사 제공)
등급논란으로 주목받은 '뫼비우스'는 김기덕 감독이 한국 영화감독 최초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수상한 '피에타'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작품이다.

세계적 거장의 신작에 비록 비경쟁부문이나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면서 대중들의 관심이 쏠려있다.

특히 두 차례의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제작진은 꽤나 마음고생을 했겠지만 결과적으로 예상치못한 홍보효과를 얻기도 했다.

뫼비우스는 김 감독의 전작 피에타를 기대하고 본다면 난색을 표할 수 있다. 피에타가 누구나 공감할만한 주제의식과 대중적 요소를 지닌 것과 달리 이 작품은 '욕망과 성기, 가족이란 무엇인가'란 화두를 김 감독 특유의 극단적인 캐릭터와 이야기로 풀어가기 때문이다.


10일에 불과한 매우 짧은 촬영기간으로 영화의 만듦새 또한 정교하지 않다. 미쟝센은 기묘한 에너지를 내뿜는 배우들의 연기에 크게 기댄 측면이 강하다.

특히 어머니와 정부 역할로 1인 2역을 맡은 신인배우 이은우는 한때 김 감독 영화에 반복 출연하던 서정 이후로 가장 눈에 띄는 여배우가 아닌가 싶다. '도둑들' '범죄소년'으로 잠재력을 보인 아들 역할의 서영주 또한 충무로의 기대주로 손꼽힐만하다.

주조연배우 모두 대사한마디 없으나 보는데 큰 불편은 없다. 오히려 감독이 던진 화두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대사가 없는 점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의 외도에 분노를 느낀 아내는 남편에 대한 복수로 아들에게 치명적 상처를 주고 집을 나간다. 남편은 자신 때문에 불행해진 아들을 위해 온갖 방법을 찾다 자신의 성기를 이식해서라도 아들의 상처를 보듬어주려 한다. 아들은 아버지와 불륜관계였던 여자를 찾아가 주위를 맴돈다.

김 감독은 욕망에 잠식당한 엄마와 아버지 그리고 아들로 구성된 한 가족을 통해 영화의 화두를 관객들에게 던져주는데 집중한다.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과감히 생략하고, 오로지 성기에 집착하고, 욕망에 몸부림치는, 사회구성원의 기초단위인 가족과 그들과 얽힌 주변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극단적 행위는 때로는 눈을 감고 싶을 정도로 불편하나 반복되면 실소가 나오기도 한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가 확립한 개념인 거세불안이 이 영화 전체를 지배한다.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아 삭제된 장면 또한 아들이 꿈에서 어머니와 성적행위를 하는 장면으로 알려져 있다.

이 영화는 아버지와 어머니 아들 모두가 가족 이전에 욕망을 가진 개인이라는 점을 드러낸다. 김 감독은 이 영화의 작의(作意)로 "애초 인간은 욕망으로 태어나고 욕망으로 나를 복제한다"고 썼다.

또한 "가족 욕망 성기는 애초에 하나일 것이다. 그렇게 우린 뫼비우스 띠처럼 하나로 연결된 것이고 결국 내가 나를 질투하고 증오하며 사랑한다"고 했다.

성적욕망은 성기를 잃으면 다른 형태로라도 추구할 정도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욕망으로 그려진다. 동시에 제동장치가 고장 난 욕망은 쾌락과 고통을 동반한다는 것을 살갗을 돌멩이로 문지른 뒤 절정에 올랐다 곧바로 고통스러워하는 스킨마스터베이션 장면으로 드러낸다.

장면 곳곳에 불상을 배치하며 "욕망에서 벗어나야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실제로 극중 인물들의 관계는 욕망의 도구인 성기가 문제의 발단으로 작용한다. 애초 어머니와 아버지의 관계도 그러했고, 이후 아들과 아버지 정부와의 관계 또한 그러하다.

비극을 목도한 아들이 고통 끝에 내린 결론도 거세란 행위다. 거세불안의 끝을 보여주는 이 영화가 그 불안의 해결책으로 거세를 선택한 셈이다. 청소년관람불가, 90분 상영, 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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