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강덕수 회장 사임거부, 9일 이사회 표 대결?

STX 그룹은 강력 반발, 강 회장은 “백의종군 기회 달라” 주장

STX 강덕수 회장의 모습. (자료사진)
STX 조선해양 강덕수 회장에 대한 채권단의 사임 요구에 STX 그룹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오는 9일 이사회에서 표 대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 등 STX 그룹 채권단은 내일(6일) 경영진추천위원회를 열어 STX 조선해양의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를 선정한다. 새 대표이사 사장으로는 박동혁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에게는 이미 사임을 요청한 상태이다.

채권단은 STX 조선해양에 이어 STX 중공업 STX 엔진 등 다른 계열사 경영에서도 강 회장을 배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흐름에 대해 STX 그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물론 강 회장이 지난 4월 STX 조선해양의 자율협약 체결 당시 경영진 개편 등 채권단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쓰기는 했다.

그러나 STX는 성명서를 통해 “자율협약을 체결할 때 관례로 제출한 불평등 계약서를 토대로 강회장의 사임을 압박하는 것은 협약 취지에 어긋나는 월권행위”라고 반박했다.

강 회장이 사임하면 구조조정의 구심점이 사라져 STX 그룹 경영정상화가 힘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STX는 특히 채권단이 내정한 대우조선해양 박동혁 부사장을 겨냥해 “회사 사정에 미숙한 외부 사람에게 회사경영을 맡기는 것은 회사 정상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STX 조선해양의 회생을 위해서는 회사 사정과 세계 조선업 동향에 밝고 폭넓은 대외 네트워크를 보유한 경영자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10만평의 대우조선소와 35만평의 STX 조선소의 규모가 상징하듯이 두 회사는 주력 시장과 생산 시스템이 판이하게 다른데다 STX 임직원과 노조 등 기존 구성원과의 갈등마저 예상되는 만큼 제 3의 경영인 선임은 STX 경영 정상화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등 걸림돌이 많다”는 것이다.

STX 주변에서는 “홍기택 산업은행장의 취임 이후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해, 홍기택 회장과 강덕수 회장의 면담을 몇 차례에 걸쳐 요청했으나 한 번도 성사되지 못했다”며 “애당초 강 회장의 배제를 염두에 두고 자율협약 등 구조조정을 추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배신감마저 든다”는 격한 반응도 나오고 있다.

STX가 이처럼 반발함에 따라 오는 9일 열리는 이사회가 주목된다. 채권단 경영진추천위원회가 올린 STX 조선해양의 신임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키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이사들 간의 표 대결도 예상된다.

현재 STX조선해양 이사회는 사내 이사로 강 회장과 신상호 대표이사 사장, 조정철 전무 등 3명, 사외이사로 윤연 고종식 정운호 정태성 이사 등 4명이 있다.

STX는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물어야 하겠지만, 과거의 경영성과를 완전히 무시하며 경영권을 앗아가는 것은 국가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백의종군의 기회를 주고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기업환경 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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