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경기에서 1골에 그쳤지만 홍명보 감독은 "공격을 만드는 과정만큼은 좋았다"고 평가했다. 예습에 몰두한 유럽파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2일 파주 NFC에 합류한 손흥민(레버쿠젠)은 "독일에서 동아시안컵 대회를 챙겨봤다. 경기 내용은 퍼펙트했다. 골이 들어갈 때는 들어가고 안 들어갈 때는 안 들어간다"고 말했다.
김보경(카디프시티) 역시 "지금은 경기력과 색깔을 채워나가는 것이 먼저다. 승리와 골은 마지막 부분"이라며 골 결정력 부족 문제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이청용(볼턴)도 "모두가 골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조직력"이라고 말했다. 만 25세로 비교적 어린 나이지만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주축 선수로 활약하는 등 대표팀 경력이 많은 이청용의 한마디는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지동원(선덜랜드)은 홍명보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듯 보였다. "한 선수가 자리를 비켜주면 그 선수가 다른 자리를 차지할 수 있고 2선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공격 패턴을 다양하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찬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섀도 스트라이커와 측면 공격수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빈 공간을 공략, 득점을 이끌어내는 방식을 선호한다. 공격 지역에서 전후 좌우를 가리지 않는 활발한 로테이션이 필수다. 각 위치에서의 역할에 대한 높은 이해도 역시 요구된다.
소속팀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뛰고있는 구자철에게 공격적인 플레이를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자철의 공간 침투 능력은 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작년 런던올림픽에서 빛을 발했다.
이청용과 김보경은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는다. 손흥민은 공격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이번에 대거 발탁된 유럽파 선수들을 통해 홍명보 감독이 채우고 싶어하는 대표팀 공격력의 밑그림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