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전도사의 20년에 걸친 행복한 영어수업

안양교도소에서 22년간 매주 목요일 영어수업

김영숙 전도사의 영어수업
사상 유례없는 폭설과 한파가 몰아닥친 올 겨울.

22일 콘크리트 담장으로 둘러쌓인 안양교도소에도 살을 에는 듯한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러나 교도소 한 켠의 작은 교실에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영어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시편 23편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도다''''를 영어로 능숙하게 낭독하고 있는 학생들은 안양교도소 재소자들.

학생 스무명에 불과한 작은 수업이지만 교실엔 배움에 대한 열정이 넘쳐난다.

재소자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김영숙 전도사.

22년간 안양교도소에서 영어수업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22년이란 긴세월 동안 매주 목요일 어김없이 교도소를 찾아 영어성경 수업을 통해 사랑을 나누고 있다.

김 전도사는 "41살에 시작해 이제는 60살이 넘었다.처음에는 어머니처럼 느길 수 있도록 좀 나이들어 보이고 싶었는데,이제는 너무 늙어서 할머니라고 부르지 않는 게 다행이다.겨우 하나를 준 것 뿐인데 열 이상을 받고 있다"며 재소자 학생들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김 전도사는 이제 재소자 학생들에게 어머니와 다름없는 존재이다.


재소자들은 "어머니처럼 느껴진다. 한번도 운 적이 없는데, 전도사님의 말씀을 듣고 수업시간에 눈물을 흘렸다"며 언제나 알게모르게 돌봐주시는 전도사님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김 전도사의 가르침아래 재소자들은 중학교,고등학교 검정고시는 물론 대학 학사고시에까지 합격하며 새로운 내일을 성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재소자들의 어머니

하지만 재소자들이 배운 것은 영어만이 아니다.

재소자들은 "처음에는 마음을 열기 힘들었고 복역하면서 상심이 컸지만 전도사님의 수업을 들으면서 마음을 열고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 "신앙을 얻게 되면서 살아가는 힘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

안양교도소 조성현 계장도 "김 전도사님이 마음으로 실천하는 신앙과 사랑은 재소자들에겐 새 출발를 위한 더없이 큰 힘이 되고 있다"며 "20년 넘게 사랑을 베풀어준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약대를 졸업한 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신학대에 입학해 전도사의 길을 걷고 있는 김영숙 전도사.

재소자들의 새출발을 위한 사회의 관심과 포용 절실

김 전도사의 간절한 바람은 재소자들에 대한 세상의 포용과 배려이다.

김 전도사는 "안양교도소의 형제들이 바깥 세상에 나가서도 사회의 당당한 일워으로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과 관심이 절질히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안양교도소의 올해 마지막 영어수업.

어머니 전도사와 재소자 학생들이 함께 하는 행복한 수업 속에 성탄의 기쁨과 사랑이 깊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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