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가 지난 달 28일 개막한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가운데 1일 제작사인 스튜디오지브리의 호시노 고우지 사장이 현지에서 미야자키 감독이 바람이 분다를 끝으로 은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야자키 감독은 베니스영화제에 참석하지 않은 상태로 5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이유를 밝힐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야자키 감독이 5년 만에 내놓은 바람이 분다는 실존인물인 일본의 비행기 설계사 호리코시 지로(1903-1982)의 삶에다, 같은 시대를 산 작가 호리 타츠오(1904-1953)가 쓴 자전적소설 속 로맨스를 버무린 작품.
1920년대 군국주의로 치닫던 일본이 배경이고, 주인공이 만든 비행기가 전쟁의 도구로 쓰인데 대한 직접적인 비판이 담기지 않아 국내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에서는 자국민의 향수를 자극하고, 기술적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면서 지난 몇 년간 자연재해로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삶의 의지를 전달한 까닭인지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미야자키 감독은 국내 브라운관에서도 방영돼 큰 인기를 모은 '미래소년 코난' 등의 TV만화영화를 연출했으며, 1979년 ‘루팡 3세 카리오스트로의 성’으로 극장영화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이웃의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원령공주’ ‘바람위의 포뇨’등 환경과 반전의 메시지를 담은 완성도 높은 애니메이션을 발표하며 세계적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과 미국 아카데미상 장편애니메이션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