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정기국회지만 민주당의 장외투쟁 속에 여야는 아직도 의사일정을 합의하지 못했다. 국회법에 따라 자동 개회될 뿐 개회식만 한 채 당분간 개점휴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야 지도부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이른바 '원포인트 본회의' 소집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포인트 본회의를 빨리 열어 체포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새누리당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윤 수석은 "수원지법이 발송한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요구서가 이르면 2일 오전 중에 국회에 접수될 것"이라면서 "정기국회 개회식과 더불어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이 의원의 체포동의요구서가 국회에 보고되게끔 해야한다"고 말했다.
여야가 체포동의요구서를 긴급히 본회의에서 처리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윤 수석은 "▲상황이 위중하고 ▲시간이 촉박하고 ▲법과 국민적인 요구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윤 수석은 "국회법 76조에 따르면 본회의는 여야가 의사 일정을 합의할 때, 의장이 긴급을 요한다고 판단될 때 두 가지의 경우에 열 수 있다"면서 "의장이 지도부에 긴급한 사항이기 때문에 빨리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말을 전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국회법에 따라 의장이 본회의를 열 수 있다는 것까지 상기시키며 이석기 의원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민주당의 통 큰 결단을 거듭 압박했다.
민주당은 사실상 원포인트 본회의 소집에는 공감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지도부는 전날 김한길 대표가 밝힌대로 원칙적으로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통합진보당의 주장이나 국정원의 주장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며 국회 정보위원회를 먼저 소집하자는 의견도 있다. '선(先) 국회 정보위 논의- 후(後) 본회의 소집' 요구다.
민주당의 대체적 분위기는 진보당 사건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응하자는 쪽이지만, 일부 민주당 의원이나 보좌진 중에는 과거 NL(민족 해방) 계열 운동권 출신이 적지 않아 진보당 사태에 다소 온정적인 접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2일 오전 10시 의원총회를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여야간 원포인트 본회의를 위한 협의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다"면서 "의총 뒤에 본격적으로 의사일정 협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통합진보당을 제외한 야권은 자신들이 요구하고 있는 국정원 개혁과 이석기 의원 사태는 별개로 처리한다는 방침이고, 체포동의안 처리가 늦어질 경우 여론 부담이 있다는 점에서 여야간 조속한 협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