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민주당은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요구안을 원칙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고, 정의당은 “수사에 당당히 임하라”며 통합진보당을 압박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은 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합진보당 내부정보를 국정원에 몰래 제공해온 ‘내부 협조자(프락치)가 누구인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 내부협조자가 “수원에서 활동하는 당원”이라며 “국정원에 매수돼 최소 수개월에서 최대 수년간 사찰에 협조해왔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21세기에 있어서는 안 될 전형적인 정당사찰 매수공작”이라며 “국기문란 헌정파괴에 연이은 국정원의 헌정유린, 정당사찰 사건이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이같이 주장하자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원의 정당사찰 전모가 밝혀지기 전에 이와 관련된 체포동의안 처리는 절대 불가”라고 거들었다.
특히 이 대표는 “남북정상대화록마저 NLL포기라고 왜곡날조해 야당과 국민을 농락했던 국정원에 동조해서는 안된다”며 제1야당 민주당의 지원을 호소했다.
국정원에 동조하는 순간 “국정원 개혁은 완전히 수포로 돌아간다“며 ”여야가 합의한다면 국회는 국정원 정치공작의 동조자가 되는 것“이라고 민주당을 자극한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민주당은 “이 문제를 원칙적으로 대응한다고 해서 ‘국정원에 동조한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고, 국정원 개혁이 수포로 돌아간다는 판단은 국민들께서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은 또 “이석기 의원의 체포동의요구서가 국회로 넘어오면 민주당은 국민상식에 입각해 국회법 절차에 따라 원칙적으로 처리하겠다”며 통합진보당을 외면했다.
김한길 대표도 이날 오전 새 당사 입주식에서 “민주당은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모든 세력과 싸우기를 두려워하지 않겠다”며 그 대상으로 국정원과 함께 종북세력을 꼽았다.
한때 같은 당에 몸 담았던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내란음모는 결코 용인할 수 없는 또 다른 국기문란"이라며 통합진보당과 이석기 의원은 “수사에 당당히 임하라”고 촉구했다.
심 원내대표는 이와 함께 "혐의에 대한 입증책임이 국정원에 있다는 지적은 사법적으로 옳은 지적이나 정치적으로 무책임한 말"이라고 비판했다.
"헌법에 의해 보호받는 공당과 국민으로부터 헌법적 권한을 위임받은 국회의원은 국민들이 제기하는 모든 의혹과 의구심을 해소시켜야 할 책무가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처럼 돌아가면서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요구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통합진보당은 시간이 갈수록 고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