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이 등급 논란을 빚었던 영화 '뫼비우스'를 언론에 첫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감독은 30일 서울 행당동 왕십리CGV에서 열린 언론시사 기자회견에서 "한 3분 가량 편집됐는데, 어디가 생채기가 났는지 눈치를 챘겠지만 마지막 서영주(아들 역)와 이은우(어머니 역), 조재현(아버지 역)이 나오는 꿈 장면이 2분 가량 가장 큰 상처가 난 장면이다"고 말했다.
9월5일 국내 개봉하는 뫼비우스는 앞서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두차례 걸쳐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이후 개봉을 위해 문제의 장면을 삭제한 뒤 청소년관람불가등급을 받았다.
김 감독은 "사실 문제가 된 그 장면보다 스킨 마스터베이션하는 장면이 더 문제가 될 것이라고 봤다"며 "스킨마스터베이션은 자해지만 다른 해석도 가능해서 더 논란이 될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극중 조재현은 거세당한 아들을 위해 성기 없이도 성적 쾌감을 느끼는 방법을 찾다 돌멩이로 피부를 상처나게 자극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연출의 이유로는 "한 가족을 통해 가족, 욕망, 성기는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나아가 인간에게 의식주 다음으로 중요한 욕망, 성에 대한 질문을 하고 싶었고 그것이 이 영화를 만들게 된 이유"라고 했다.
제목의 의미도 설명했다. 뫼비우스는 독일 수학자의 이름이자 선을 긋다 보면 결국 양면이 모두 만나게 되는, 하나로 이어진 연결고리다.
김 감독은 "뫼비우스가 지닌 의미가 영화의 메시지를 관통하고 있다"며 "모든 인간은 결국 욕망으로 인해 태어났기 때문에 결국은 개인, 가족들 모두가 하나고 모든 인물들이 하나의 구조 안에서 움직이는 뫼비우스처럼 순환구조를 가지고 있는 생명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내가 아버지고 어머니가 나고 어머니가 아버지다. 이 영화는 어쩌면 제 개인적 고민일 수 있다. 이게 얼마나 객관화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김기덕 영화는 늘 김기덕으로부터 출발한 것 같다."
뫼비우스는 대사가 한마디도 없다. 주연배우뿐만 아니라 조단역까지 예외가 없다.
김 감독은 "대사 없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관객들이 이야기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그 장면을 눈 여겨봐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댔다.
"영화의 주제나 메시지를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대사가 없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고 대신에 장면들을 보강해나갔다. 다행히 배우들이 눈빛과 몸짓만으로도 대사 이상을 표현해줘서 완성할 수 있었다. 뫼비우스는 스스로에게도 새로운 모험이었다."
극중 불상이 반복해 등장하는 이유도 설명했다.
"뫼비우스는 어느 한 가족이 욕망으로 인해 관계가 뒤엉켜버리는 내용의 영화로 결국 인간은 욕망을 채우려는 마음에서 비우려는 마음이 되어야만 자유로워질 수 있다. 욕망으로부터 벗어나 비워야만 하는 메시지가 불교의 교리고, 불상의 이미지라고 생각했다."
김 감독의 데뷔작 '악어'로 인연을 맺은 뒤 한동안 김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린 배우 조재현은 '나쁜 남자'이후 11년 만에 감독의 영화에 출연했다.
조재현은 "김 감독이 예전에 비해 많이 유하고 착해졌다"며 "세상을 보는 눈도 더욱 깊어졌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에 "조금 변했다"고 인정했다. "인생을 살면서 쓰레기를 더 이상 만들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단지 물리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쓰레기도 포함된다. 사람을 미워하고 싫어하는 것도 쓰레기라고 생각한다."
한편 김 감독은 9월1일 두 주연배우 서영주 이은우와 함께 베니스행 비행기에 오른다. 뫼비우스는 지난 28일 개막한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