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MVP 0명' LG, 올해도 무산되나

'우리는 개인이 아닌 팀이니까' LG는 근 20년 만에 정규리그 1위를 다투는 등 르네상스를 이뤘지만 여전히 정규리그 MVP 배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 시즌 팀 내 최다타점으로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주장 이병규(사진)는 출전 경기가 적은 것이 약점이다.(사진=LG 트윈스)
올해 근 20년 만에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LG. 최근 18년 만에 8월 1위를 차지하는 등 1994년 이후 19년 만에 첫 정규리그 수위를 노리고 있다. 29일 현재 선두 삼성에 1경기 차로 역전의 기회는 있다.

하지만 올해도 LG의 정규리그 최우수선수 배출은 힘들 전망이다. 지난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단 한번도 MVP를 내지 못한 전철을 르네상스를 이룬 올 시즌에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신생팀 NC를 빼고 MVP를 내지 못한 팀은 8개 팀 중 LG가 유일하다.

▲전통적인 거포 부재…홈런, 타점왕도 전무

올 시즌 MVP 후보로는 박병호(넥센)과 최정(SK), 최형우(삼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모두 거포들로 MVP의 지름길인 홈런과 타점에서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투수 중에서는 다승 1위(13승) 유먼(롯데), 세이브 1위(34개) 손승락(넥센) 등이 꼽히지만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박병호는 홈런(25개)과 타점(83개), 장타율(5할6푼9리), 출루율(4할3푼2리) 등에서 선두를 달리며 2년 연속 MVP를 노리고 있다. 최정은 홈런(24개), 장타율(5할6푼5리), 출루율(4할3푼2리)에서 2위고, 타점 7위(70개)가 약점이지만 2년 연속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데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가면 플러스 요인이 생긴다. 최형우는 홈런(24개), 타점(1개) 2위지만 팀의 1위를 이끌 경우 가산점을 얻을 수 있다.

LG에서는 이렇다 할 후보가 없다. 전통적으로 그래왔듯 올해도 대형 타자가 없기 때문이다.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LG는 그러고 보니 역대 홈런과 타점왕도 한번도 배출하지 못했다.


그동안 타격왕(2001년 양준혁, 2005년 이병규, 2009년 박용택)과 최다안타(이병규-1999년, 2000년, 2001년, 2005년) 등 교타자들은 있었지만 거포형 타자들이 적었다. 1990, 94년 우승 당시도 LG는 전형적인 소총부대의 응집력과 매운 맛이 원동력이었다.

올해도 LG는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1명도 없다. 9개를 때린 오지환이 전체 공동 19위로 가장 높다. 그나마 팀 홈런에서는 52개로 이대호와 홍성흔 등 4번 타자가 2년 연속 빠진 롯데(42)보다 앞선 8위다. 팀 컬러 상 거포와 MVP가 나올 가능성이 애초부터 적은 셈이다.

▲정규리그 1위, 타이틀 홀더 해도 힘겨운 경쟁

'봉타나도 못 타나?' LG 봉중근은 올해 7승 31세이브로 LG의 뒷문을 든든히 잠갔지만 구원 부문에서 넥센 손승락에 3개 차로 뒤져 있어 MVP 경쟁도 힘겨울 전망이다.(자료사진=LG 트윈스)
하지만 올해 LG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다면 MVP 배출 가능성은 조금 높아질 수 있다. 19년 만의 1위에 대한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다.

문제는 개인 타이틀이다. 아무리 팀 공헌도가 높다고 해도 외부적으로 보일 수 있는 트로피가 없으면 강렬한 인상을 주기 어렵다.

현재 타자 중에는 오지환이 득점 73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홈런, 타점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지고 나머지 성적들에서 MVP감이 아니다. 박용택이 타율 3할3푼으로 2위지만 1위 손아섭(3할5푼5리)과 격차가 크다.

오히려 이병규(9번)가 타율 3할6푼6리, 타점 9위(61개)로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규정 타석 미달인 데다 채운다 하더라도 29일까지 73경기로 100경기를 넘긴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기 어렵다.

투수 중에서는 마무리 봉중근이 해볼 만하다. 다만 세이브에서 2위(31개)로 3개 차 1위 손승락에 역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1위인 승률(7승 무패)까지 조건을 채워 타이틀을 차지하고 팀이 1위를 한다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다.

그러나 역시 역대 31명 MVP 중 19명이 타자일 정도로 투수가 되기는 상대적으로 어렵다. 더욱이 12명 투수 MVP는 전부 다승왕이 차지한 만큼 마무리의 한계가 있다.

올 시즌 신바람 야구의 화려한 부활을 알린 LG. 그러나 주력 선수 몇 명보다는 팀 전체가 힘을 내는 팀 컬러를 이은 만큼 구단 첫 MVP 배출은 다음으로 미뤄질 공산이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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