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기술자' 불법 입국 시킨 출입국관리소 공무원 구속

범행증거물로 해경에 압수된 위조 서류
불법 취업하려는 중국인을 해삼 양식 기술자로 속여 위장 취업을 시키고 돈을 받아 챙긴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이 적발됐다.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소 직원 A(44) 씨가 만든 허위 초청서에는 한국의 해양수산부에 해삼 양식 기술자로 고용추천하겠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중국의 해삼 양식 경력을 가진 사람을 국내 해삼양식장에 취업을 시켜 주겠다는게 초청 목적이다.

그러나 정작 초청돼 입국한 사람은 해삼 양식 경험이 전혀 없는 가짜 기술자.

중국에서 건설노동자로 일하다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A 씨와 함께 항공편으로 불법 입국한 B(40) 씨였다.

브로커를 통해 건넨 개인 신상 정보를 A 씨가 허위로 경력증명서와 학위(석사·학사)증 등을 만들어 비자를 발급받아 입국한 것이다.

이같은 수법으로 A 씨와 브로커는 가짜 해삼기술자들을 국내로 들어오게 해주고 1인당 1,100만 원을 받아 각각 600만 원과 500만 원 씩 나눠 챙길 목적이었다.

출입국 공무원 A 씨는 중국 해삼 양식 경력 확인이 어렵다는 제도적 허점을 노리고 연고가 있는 전남 해남과 완도의 양식장을 상대로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국내 양식장에 중국인들을 지속적으로 취업시킬 목적으로 서울에 '모 국제행정사'라는 개인사무실까지 차려 가짜 서류들을 만들었다.

하지만 A 씨가 모집한 중국인 15명 가운데 서류 위조가 들통난 8명은 입국 허가가 나지 않았고 7명은 고용추천허가를 받았다.

이 중 한 명이 바로 B 씨. 해삼양식 기술이 전혀 없는 B 씨는 전남 완도의 한 양식장에 취업했다가 결국 가짜 기술자임이 들통났다.

극심한 인력난을 겪던 양식장 4곳은 불법인 줄 알면서도 A 씨의 범행에 공모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양경찰청 외사과는 29일 A 씨와 직원을 '출입국관리법 위반'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중국인 B 씨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양식업자 4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해경은 A 씨와 비슷한 수법으로 외국인을 불법으로 입국시키거나 체류기간을 연장해 주는 비리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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