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는 29일 국정원이 이석기 의원의 서울 동작구 사당동 자택 벽에 걸린 액자에 적힌 '이민위천(以民爲天)'이라는 글귀가 김일성 북한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강조한 좌우명인 것으로 보고 북한과의 연계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일성은 지난 1992년 4월 발행된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서 "이민위천은 나의 지론이고 좌우명"이라고 밝혔다.
김 주석 사망 직후인 그해 7월 22일 평양방송도 "김정일 위원장도 이민위천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2012년 4월 13일 개정된 북한 헌법 서문에서도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께서는 이민위천을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명기돼 있다.
하지만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민위천'을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해서 이석기 의원이 북한과 연계됐다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민위천'이란 '백성을 하늘같이 여긴다'는 뜻으로 사마천이 지은 중국 역사서 '사기'에 나오는 말이다.
이 때문에 국내 유력 정치인들도 '이민위천'이라는 말을 종종 인용하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특히 지난 2004년 12월 언론사와의 신년인터뷰에서 "정치인은 대통령부터 국민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면서 "우리의 인내천(人乃天ㆍ사람이 곧 하늘), 동양 사상의 이민위천 사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2009년에는 '이민위천'이라는 김대중 전대통령의 휘호가 미술품 경매에 나와 950만원에 낙찰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도 지난2007년 12월 31일에 발표한 신년사에서 '이민위천'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대한민국을 부민강국의 희망공동체, 선진 일류국가로 우뚝 세워야합니다. 국민을 하늘처럼 섬기는 이민위천의 마음가짐으로 새롭게 출발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네티즌들도 국정원의 '이민위천' 액자 수사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이다.
한 네티즌은 '이민위천'이라는 말은 고전에 나오는 데다 김대중 대통령과 강재섭 전 대표도 썼는데 그럼 이들도 종북이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