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비교과 인프라 '엉망'…대입 반영 '비상'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학교생활기록부가 대입전형에서 주요 전형요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방침이다.

학생부 교과뿐 아니라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리더십 등 비교과를 대입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비교과 활동 가운데 동아리활동은 봉사나 리더십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대표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소개서나 교사추천서 등은 주로 학생의 교내 활동 내용을 서술하는 형태다. 동아리활동이 대단히 중요하지만 벌써부터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다.

아주 일부 학생을 제외하고 고교 대다수 학생들은 1학년때부터 3학년까지 하나의 동아리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기 어렵다.


서울 A고 교사는 "일반고의 경우 교사들이 매년 바뀌는 데다 동아리 교실도 마련돼 있지 않아 대부분의 학생들이 1년 단위로 동아리를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또 B고는 과학 탐구나 외국어 활동을 해온 동아리가 본래 취지를 달성하지 못하고 폐쇄되는 일까지 있었다.

B고 교사는 "전체 40개 동아리 가운데 절반은 활발한 편이지만 나머지 절반은 지지부진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동아리 활동은 주로 축구, 배드민턴 등 스포츠 등으로 채워져 있어 비교과 반영에 부적절한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학생부 위주 전형에서 비교과 부문을 정성평가로 반영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다.

또 방송반이나 학생회 등 인기있는 동아리에는 학생들이 많이 몰려 교내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학생부 위주 전형에서 비교과 반영 비중을 높이면 교내 경쟁이 더욱 가열될 수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또 성적이나 비교과 활동 부풀리기 등의 부적정 운영 사례가 나타날 수도 있고 학생부를 마음대로 고치거나 추천서 표절 등이 재연될 수 있다.

교사의 업무부담이 느는 것도 문제다. 교육부는 업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생부에 나열식 기재를 지양하고 개인별 특성이 드러나는 핵심사항 중심으로 간략하게 기재하게 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럴 경우 변별력 논란이 일 전망이다. 대학에서 이뤄지는 면접도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사례가 많아 변별력 우려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지원생이 몰리는 일부 주요대학은 여건상 면접시간이 1인당 10~15분 정도로 짧아 겉치레 면접을 진행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교육부가 학생부를 위주로 한 대입 전형방법을 내놨지만 고교와 대학 현장에 제대로 착근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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