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행이 대신 내준 택시비 거스름돈, 손님에게 돌려줘야"

법원, 과태료 처분에 불복한 택시기사 항고 기각

택시가 출발하기 전 다른 사람이 미리 내준 택시요금이 남았다면 기사는 승객이 내릴 때 거스름돈을 줘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개인택시 기사인 A(55) 씨는 지난해 5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구청역 근처에서 여의도역으로 가는 승객을 태웠다. 택시 승객 B 씨의 일행은 A 씨에게 “B 씨를 잘 데려다 달라”며 1만원을 건넸다.

목적지인 여의도역에 도착했을 때 택시 미터기에 찍힌 요금은 3200원. B 씨는 A 씨에게 1만원에서 3200원을 뺀 거스름돈 6800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A 씨는 차액을 돌려주길 거부했고 지난해 9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으로 서울북부지법으로부터 과태료 20만원을 약식 부과받았다. A 씨는 바로 이의신청을 냈으나 결국 과태료 10만원이 정식 부과됐다.

이에 A 씨는 “B 씨를 목적지까지 실어다 주겠다는 여객운송계약을 B 씨의 일행과 체결하면서 1만원을 받았으므로 남은 돈을 B 씨에게 돌려줄 의무가 없다”며 항고했다.

서울북부지법 민사1부(서태환 부장판사)는 “일행이 B 씨를 목적지까지 데려다 달라고 한 것은 B 씨의 의사를 대신 전달한 것이지 자신이 계약 당사자로 권리나 의무를 취득하려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택시기사 A 씨의 항고를 기각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A 씨의 논리대로라면 일행이 준 돈의 액수보다 실제 요금이 더 많이 나올 경우 초과요금은 B 씨가 아닌 일행에게만 청구할 수 있는데 이는 일행의 진정한 의사라고 볼 수 없으며 형평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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