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물론이고 유럽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 맨유에서 부와 명성을 얻었다. 1년 전, 맨유를 떠났지만 그 유산은 남았다. 세계 최고의 명문구단에서 뛰었다는 자부심도 그대로 남아있다.
박지성은 25일(한국시간) 네덜란드 1부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알메로 폴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헤라클레스 알메로와의 4라운드 원정경기. 에인트호번은 개막 4연승을 노렸다. PSV는 1964년 이후 단 한번도 헤라클레스에 패한 적이 없다.
에인트호번은 전반전 초반에 먼저 골을 내준 뒤 계속 끌려갔다.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박지성은 후반 21분에 교체 투입됐다. 20분만에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후반 41분 집념이 가득 담긴 터닝슛으로 난공불락같았던 헤라클레스의 골망을 갈랐다. 상대를 당황케 한 기습적인 슈팅이었다.
49년만의 첫 패배는 없었다. 개막 연승행진을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승점을 추가할 수는 있었다. 극적으로 터진 박지성 골이 팀을 살렸다.
박지성은 경기 후 '더 텔레그라프'를 비롯한 네덜란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끊임없이 경쟁할 수 있었던 맨유 시절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박지성은 "맨유에서 종종 그런 공격 방식을 시도했다. 어떻게 플레이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필립 코쿠 감독은 비교적 젊은 선수들이 많은 스쿼드에 경험을 더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퀸즈파크레인저스 소속의 박지성은 1년 임대로 영입했다. 박지성의 에인트호번 복귀전은 AC 밀란과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이었다. 부상 때문에 복귀전을 미루던 박지성을 전격적으로 선발 출전시켰다.
이유는 분명했다. 코쿠 감독은 "나는 박지성이 어떤 선수인지 잘 알고있고 오늘은 그가 필요했다"며 깊은 신뢰를 내비쳤다.
8년만에 돌아온 에리디비지에(1부리그). 박지성의 위상은 분명 달라져있다. 풍운의 꿈을 안고 네덜란드 땅을 밟았던 그가 이제는 세계 최고의 클럽에서 뛰었던 베테랑 대우를 받고있다. 부담이 적잖지만 복귀 후 치른 2경기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한 박지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