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늘었다지만…국민연금, 건보료 지출 증가율 더 높아

지갑 안 열려 불황형 흑자도 사상 최대

(자료사진)
벌이가 나아져도 씀씀이는 오히려 줄이는 이른바 '불황형 흑자'가 2분기 기준으로 통계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소득 증가율 보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지출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3 2분기 가계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가계소득에서 가계지출을 뺀 흑자액은 88만4천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6.1% 많아졌다. 또 흑자액에서 처분가능 소득을 나눈 흑자율도 26.9%로 전년 동기대비 1%p 상승했다.

흑자율 26.9%는 지난 2003년 가계동향 조사를 실시한 이후 2분기 기준으로는 최대치다. 이처럼 가계흑자액이 늘어난 이유는 소비는 늘어났지만 불확실성 등으로 지출은 오히려 줄이는 이른바 ‘불황형 소비’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지난 1분기에는 전년 동기대비 0.3% 증가에 그쳤으나, 2분기에는 1.3% 증가하면서 개선흐름을 보여줬다.

하지만 실질소비지출은 2분기에도 전년 동기대비 0.4% 하락했다. 지난 1분기 -2.4%보다는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지출은 지난해에 비해서는 줄어드는 추세다.


꽉 닫힌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는 것. 이에따라 평균 소비성향도 지난해 2분기 74.1에서 올 2분기에는 73.1로 1p 하락했다.

평균소비성향 추이 (통계청 제공/노컷뉴스)
한편 국민연금 기여금과 건강보험료 등 소비와 상관없는 지출의 증가율은 소득 증가율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지출에서 세금과 연금, 보험료 등의 비중은 더 커지고 있다.

지난 2분기 명목소득은 2.5% 늘어났지만, 국민연금 기여금 등 연금 지출(4.5%)과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 지출(5.3%) 증가폭은 소득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이들 항목과 세금납부액 등을 합친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도 지난해 동기 대비 4.1% 늘어나, 늘어난 소득보다 지출부담을 더욱 가중시켰다. 그나마 금리가 낮아지면서 이자비용 지출이 0.9% 감소한 것이 비소비지출의 증가폭을 제한했다.

실질적으로 가계 소득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실질소득으로는 매우 소폭에 그친데다. 세금이나 연금, 보험료 지출 등의 부담이 늘어나면서 소득 증가를 체감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으로 분석된다.

기획재정부는 "2분기 GDP가 전기대비 1.1% 성장하는 등 우리경제가 저성장 흐름에서 벗어나면서 가계소득도 회복세로 전환됐다"며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경제활력과 소비심리 제고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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