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근혜노믹스를 흔드나…불과 6개월만에 '흔들'

시작부터 험난한 길…경제민주화 묻히고 세법개정안 신뢰도 '갸우뚱'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를 시민들이 시청하고 있는 모습. (송은석 기자)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추진해가겠습니다 … 그 토대위에 경제부흥을 이루고 국민이 행복한 제 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겠습니다."

6개월 전, 국민이 행복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일성과 달리, 박근혜 정부 경제팀은 그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인선까지, 거의 한 달 동안 경제정책은 손도 못 댔다. 게다가 경제민주화를 담당할 공정거래위원장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사태까지 겪으며 4월에야 인선을 마칠 수 있었다.

겨우 새정부 경제팀이 꾸려져 전임 이명박 정부로부터 넘겨받은 곳간을 열어보니 세계잉여금이 1천억원 적자가 나는 등 텅텅 비어있었다. 게다가 장밋빛 성장률을 기반으로 짠 예산안 때문에 정부 세입은 12조원이 구멍 나게 생겼다. 결국은 추경예산으로 이를 메꿔야했다.


4.12 추경예산안 브리핑 당시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세입 부족으로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막기 위해 12조 분에 해당되는 세입분을 추경에 반영을 했다“고 말했다. 전체 추경예산안의 2/3가 세입부족분을 메우는데 충당됐지만 잘못된 예산 추계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새 정부 경제팀은 이후 하루가 멀다하고 각종 경제 회복을 위한 대책을 쏟아냈다.

4월 1일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시작으로, 추경예산안, 투자활성화 대책,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 고용률 70% 로드맵, 공약가계부 발표 등이 잇따랐다.

이들 대책을 추진하기 위해 범부처 창조경제 TF 등 정부부처와 전문가, 이해관계자들이 망라된 온갖 TF가 가동됐지만, 여전히 경제 부흥의 핵심 전략인 창조경제는 자리를 못잡고 있다.

경제팀이 중점을 둔 중소기업 살리기 정책도 아직 피부로 와닿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경북지역의 한 중소기업 임원은 "(친 기업을 표방한) 이명박 정권 때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였다"며 "박근혜 정부에서도 별로 달라진게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지난 대선당시 국민의 여망으로 확인된 경제민주화는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까지 대동하고 경제5단체장을 만나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정부출범 4개월여 만에 경제살리기 구호 아래 묻혀버렸다.

4.1 부동산 대책도 지난 6월 취득세 감면 종료로 거래절벽이 오면서 효력을 잃었고, 그 빈 자리는 올 가을 전세대란 우려가 채웠다.

이런 상황에서 연봉 3천450만원 이상 근로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겠다는 세법개정안은 거센 역풍만 불러왔고, 불과 4일만에 "원점 검토"라는 번복 사태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세금정책을 비롯한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는 금이 갔고, 과연 박근혜 정부의 '증세없는 복지'가 가능한지 의구심은 깊어졌다.

그나마 박근혜 정부 경제팀의 성과라면 악조건 속에서도 지난 2분기부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1%를 기록하면서, 0%대 저성장의 굴레를 끊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경기 회복속도가 너무 완만하다는 것이 문제다. 금융연구원 박성욱 거시국제금융실장은 “과거 경험에 비해 경기 회복속도가 느리다"며 "체감할 수 있는 수준에는 못미친다"고 말했다.

갈 길은 바쁜데 세계경제는 안갯속이다. 유럽경제가 기지개를 펴나 싶게 미국이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발표해, 인도 등 신흥국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9월 위기설'까지 퍼지고 있다.

경제 부흥으로 세수를 늘려, 이를 토대로 증세없이 복지재원을 마련하고, 국민 행복시대를 열겠다는 근혜노믹스는 불과 6개월만에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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