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유예 할부의 덫…외제차 '카푸어' 폭탄 터지나?

캐피털사 신청 외제차 경매, 지난해보다 200% 이상 늘어

할부금융을 다루는 캐피탈 회사가 낸 외제차 경매신청이 지난해보다 3배이상 급증하는 등 우려했던 외제차 원금유예 할부 폭탄이 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원금유예할부는 차값의 일부, 대략 10%에서 30% 정도를 선수금으로 낸 뒤 10%에 대한 이자와 원금만 할부금으로 내다 3년쯤 지나 나머지 차값의 60%를 한꺼번에 내는 제도이다.

초기 구입 비용이 비싼 외제차를 사기 힘든 2-30대 직장인들이 외제차 구매를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든 판매 방식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 원금유예 할부가 도입된 2009년 이후 2-30대 젊은 소비자들의 외제차구매는 급증하면서 이 젊은층이 외제차 시장을 주도하는 계층으로 떠올랐다.

문제는 이렇게 원금유예 할부제도를 이용해 외제차를 구입한 뒤 3년이 지난 시점에서
2-30대 젊은이들이 원래 차값의 60%를 한꺼번에 내기는 쉽지 않다는 데서 발생한다.


여기다 외제차의 경우 감가율이 국산차보다 높기 때문에 혹하는 마음으로 외제차를 샀던 사람들의 고민은 커질수 밖에 없다.

국내 최대 중고차 전문업체인 SK엔카에 따르면 2010년형 국산중형차의 경우 감가율이 41.04%이지만 외제차는 46.68%에 이른다.

감가율은 초기 판매가격에서 현재 중고차 시세를 빼서 구하는데 외제차의 감가율이 46.68%라는 얘기는 이 차의 중고가격이 신차값의 절반이 조금 넘는 53.32%라는 뜻이다.

외제차를 구입했다 3년 뒤 중고차로 팔아도 할부원금 60%를 갚을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이에따라 원금유예 할부제도를 이용해 외제차를 구입했다 할부금을 제대로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가는 경우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특정물건의 경매가 급증하는 것은 경매시장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캐피털이 내놓은 외제차 경매가 급증했다는 것은 예상됐고 우려됐던
카푸어 문제가 현실화 되는 신호일수 있다"고 말했다.

국산차와 외제차를 합해 올 7월까지 경매시장에 나온 물량은 2,78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정도 늘었다.

이런 경매에 나온 차 가운데 캐피털 회사가 내놓은 물건은 1,756건으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1%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캐피털사가 내놓은 외제차 경매이다.

캐피털사가 신청한 외제차 경매는 255건으로 지난해 83건에 비해 무려 207.2%나 급증했다.

국산차이건 외제차이건 경매로 나온 차 물량이 43% 증가한것과 비교하면 외제차, 특히 원금유예 할부 제도를 시행한 캐피털사가 신청한 경매는 무려 5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외제차 원금유예할부 제도가 카푸어를 양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현실화 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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