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잇딴 '8회 악몽' 의미와 과제는?

'저도 지치네요' LG는 최근 불펜의 핵 이동현(사진)의 과부하로 불펜이 흔들리면서 잇따라 충격의 역전패를 당하며 힘겨운 선두 싸움을 펼치고 있다.(자료사진=LG 트윈스)
18년 만에 8월 1위가 하루 만에 끝난 LG. 21일 넥센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며 다시 선두 자리를 삼성에 내줬다. 아쉬운 1일 천하였다.

하지만 빼앗긴 1위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이 최근 잇따라 경험한 '8회의 악몽'이다. LG는 지난 18일 KIA전에 이어 넥센전도 8회 대량실점하며 대역전패를 안았다.

현대 야구에서 중요성이 연일 강조되고 있는 불펜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선두 레이스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긴급히 점검해야 할 부분이다.


▲18일 KIA전, 21일 넥센전 잇딴 '8회 악몽'

21일 넥센전에서 LG는 거짓말처럼 역전패를 당했다. 0-2로 뒤진 4, 5회 1점씩을 내며 동점을 만든 LG는 7회 2점을 뽑아내 기분좋은 역전승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8회말 상대 김민성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내주는 등 4실점, 4-6 재역전패를 안았다.

이같은 악몽은 불과 사흘 전에도 벌어졌다는 점에서 심상치 않다. 군산 KIA전에서 LG는 역시 4-2로 앞선 8회말 신종길의 동점 2루타와 안치홍의 결승타 등 대거 5실점, 4-7 대역전패를 당했다.

무엇보다 상승세를 뒷받침해왔던 불펜이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21일 넥센전에는 필승카드 이동현이 8회 선두 박병호에게 볼넷, 강정호에게 안타를 맞고 무사 1, 2루를 내주며 패배의 빌미를 줬다.

이후 마운드에 오른 김선규가 김민성에게 결정적인 홈런을 내줬다. 김선규는 후속 볼넷과 폭투까지 기록하며 강판됐고, 이어 던진 임정우도 볼넷과 희생타로 1점을 추가 실점했다.

18일 KIA전에서는 베테랑들이 흔들렸다.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 류택현과 이상열이 각각 이용규에게 내야 안타, 신종길에게 동점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둘 사이에 던진 정현욱도 김주형을 볼넷으로 내주며 위기를 연결시켰다. 이후 등판한 임찬규는 안치홍에게 결승타, 차일목에게 쐐기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상승세 견인 불펜, 이동현 과부하로 흔들

LG는 올해 역전승 25번, 역전패 11번으로 역전 상황 승률이 무려 7할(6할9푼4리)에 가까울 정도로 가장 좋다. 삼성(27승15패), 넥센(25승16패)보다 앞선다. 블론세이브 8개로 삼성(5개), 한화(6개)에 이어 9개 팀 중 세 번째로 적다. 롯데(19번), NC(16번), 두산(14번) 등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그만큼 뒷문이 튼튼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 불펜의 핵 이동현에게 과부하가 걸리면서 흔들리고 있다. 이동현은 올 시즌 51경기 출전으로 이상열(52경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나왔다. 58⅓이닝을 소화해 원포인트 릴리프인 이상열(28⅓이닝)보다 배 이상 많다.

LG 불펜 중 유일하게 50이닝과 투구수 1000개(1036개)를 넘었다. 9개 구단 전체 불펜투수로 봐도 롯데 김승회(64⅔이닝, 투구수 1147개) 다음이다. 김승회가 시즌 초 선발로도 등판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1위다. 홀드 1위(20개)에 6승 1세이브를 올린 만큼 체력적인 소모도 컸다.

올해 2승16홀드를 올려주고 있는 정현욱이 있지만 올해 블론세이브 3개에 4패를 안은 만큼 100% 신뢰하기 어렵다. 지난해 빼어난 구위를 보인 유원상은 2군에 머물러 있다. 이러다 보니 이동현이 자주 투입돼 부담이 커졌다. 김선규, 임찬규, 임정우는 아직 경험에서 미덥지 못하다.

최근 악몽의 8회를 잇따라 겪으며 힘겨운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는 LG. 이동현을 대신해 선발진과 세이브 1위(31개) 봉중근까지 연결고리를 확실하게 수행해낼 필승 불펜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