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채로 고양이를…나비탕을 아십니까"

-양파망 속에서 탈진, 물도 못 마셔
-산채로 솥에 넣어, 뚜껑엔 발톱자국
-"관절염 효능 있다" 거짓 소문
-반려동물 식용판매 금지 요구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두한 동물사랑실천협회 회원(부산지부)

여러분, 양파를 넣어서 파는 양파 망, 아시죠. 그런데 이 망에다가 양파가 아니라 살아 있는 고양이들을 꽉 묶은 채 판매하고 있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어제 부산에서 찍힌 이 한 장의 사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는데요. 이 사진을 제보 받은 동물사랑실천협회는 “불법을 막아 달라.”며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어떤 얘기인지, 직접 들어보죠. 동물사랑실천협회 이두한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사진=동물사랑실천협의회 홈페이지 화면 캡처)
◇ 김현정> 이 사진을 못 본 분들도 계시니까 설명을 구체적으로 해 보죠. 그러니까 누런 사과박스 같은 곳 안에 고양이 4마리가 담겨 있었던 거죠?

◆ 이두한> 네.

◇ 김현정> 그런데 초록색, 빨간색 이런 양파 망에 1마리씩 있었던 겁니까?

◆ 이두한> 네. 애들이 움직이지도 못한 채 양파 망에 가둬진 채로 가만히 누워있었습니다.

◇ 김현정> 웅크린 채로 양파 위에서 꽉 조이듯이 조인 채로?

◆ 이두한> 네.

◇ 김현정> 이게 부산 어디서 찍힌 사진입니까?

◆ 이두한> 남포동 길거리에서 찍힌 사진입니다.

◇ 김현정> 고양이들이 양파 망에 들어가서 꼼짝 않고 있던데, 고양이들은 어떤 상태로 보였습니까?

◆ 이두한> 요즘에 너무 더워서 가만히 있어도 숨을 쉬기가 어려울 정도의 불볕더위잖아요. 그런데 고양이들은 정말 예민한 아이들이에요. 그래서 영문도 모른 채 낯선 곳으로 끌려가서 그것도 양파 망 안에 움직이지 못한 채 가만히 가둬지면 육체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공포심 속에서 물 한 모금 먹지도 못하고 그렇게 노출된 채 팔리고 있었던 거죠.

◇ 김현정> 양파 망에 가둬놓은 그 상황에서 물을 줬을 리가 없죠.

◆ 이두한> 네. 물 한 모금도 먹지 못한 거죠.

◇ 김현정> 탈진해서 죽기 일보직전 상황이 아니었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 이두한> 제가 생각했을 때는 탈진인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데 왜 양파 망에 담았을까요?

◆ 이두한> 고양이 습성을 잘 아는 사람인 것 같고요. 고양이는 예민해서 자기 몸을 망이나 봉지 같은 곳에 가둬놓으면 꼼짝을 못하고 긴장을 하는 그런 습성이 있어요.

◇ 김현정> 움직이지 않는군요? 그냥 상자에 넣어놨으면 마음대로 뛰쳐나오거나 꿈틀거리거나 난리가 났을 텐데.

◆ 이두한> 고양이 발톱을 세워서 박스를 뜯고 나오려고 하겠죠. 따로 따로 양파 망에 포장해서 판매하는 것은 정말 엽기적이라는 거죠.

◇ 김현정> 이 고양이들은 어디로 팔려가는 겁니까? 애완용으로 가는 건 아닐 것 같고요.

◆ 이두한> 지금 판매하는 애들이 다 큰애들이잖아요. 이렇게 큰애들을 누가 반려동물로 기르려고 사가겠어요. 큰애들이 팔려나가는 것은 99% 정도는 도축해서 판매할 용도라는 거죠.

◇ 김현정> 도축해서 식용으로?

◆ 이두한> 네.

◇ 김현정> 고양이를 먹습니까?

◆ 이두한> 고양이를 먹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 김현정> 개를 보신탕으로 끓여먹는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고양이를 먹는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보네요?

◆ 이두한> 고양이탕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나비탕이라고 써 있기도 해요. 사람들이 고양이를 부를 때 보통 ‘나비야~’ 라고 부르잖아요. 그래서 보신탕같이 탕으로도 만들어지거나 아니면 개소주처럼 약재용으로 쓰이기도 하고요.

◇ 김현정> 저는 고양이탕도 처음 듣고 고양이소주도 처음 듣는 얘기인데. 이걸 어디서 어떤 식으로 만들어 파는 겁니까?

◆ 이두한> 보통 끓는 물에 살아 있는 채로 넣어서 뚜껑을 닫아버려요.

◇ 김현정> 산 채로 넣어버린다고요? 도축하기가 까다로우니까?

◆ 이두한> 네. 산 채로 그런 것도 있고. 또 미신으로는 살아 있는 채로 넣어야지 맛있다는 그런 말이 있더라고요.

◇ 김현정> 살아 있는 펄펄 끓는 솥에 넣고 그냥 뚜껑을 닫아버려요?

◆ 이두한> 네. 그래서 솥뚜껑을 열어보면 솥뚜껑에 고양이들 발톱자국이 엄청 많아요. 그 살아 있는 상태로 넣었으니까 얼마나 뜨겁고 고통스럽겠어요.

◇ 김현정> 동물사랑실천협회에서 여기저기 현장들을 다녀보시잖아요. 그런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신 거예요?

◆ 이두한> 저는 죽이는 장면을 본 건 아니고요. 그런 솥을 많이 봤죠.

◇ 김현정> 엑기스를 만들어 먹는 경우도 있다고 하셨어요. 엑기스는 어떻게 만듭니까?

◆ 이두한> 엑기스도 마찬가지인 거죠. 그게 강아지들 같은 경우는 토막 내서 엑기스로 만들고요. 고양이들 같은 경우는 그냥 넣어서 엑기스를 만드는 경우가 있고요.

◇ 김현정> 아니, 도대체 무엇 때문에 고양이를 잡아먹는 거죠?

◆ 이두한> 관절염에 좋다고 잘못 알려져서 먹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 김현정> 고양이가 유연하니까 그거 먹으면 내 관절도 좋아지지 않을까?

◆ 이두한> 그냥 막연히 추측하는 거고 근거가 없는 미신인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정력에 좋다고 이것저것 잡아먹는 거하고 비슷한 거군요. 근거는 없는데 그냥 먹는.

◆ 이두한> 그렇죠.

◇ 김현정> 참 잔인하고 안쓰럽고 이런 감정들도 들고, 과연 이렇게 할 수는 있는 건가. 이 두 가지 생각이 되는데. 우선 그 현장 봤을 때 동물애호가로서 어떠셨어요, 심경이?

◆ 이두한> 너무 마음이 아팠죠. 제가 구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게 구해야 되는 애도 너무 많고요,. 제가 개인으로서.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불쌍한 할머니가 판매하는데 왜 그러느냐. 저보고 오히려 더 뭐라고 하세요, 주변 분들은.

◇ 김현정> 양파 망에 담아서 파는 분이 할머니셨어요?

◆ 이두한> 네. 할머니시고 그 주변가게나 그런 분들은 그 할머니를 많이 보셨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저한테 화를 내시더라고요.

◇ 김현정> 할머니가 저런 힘든 일을 하시는데 왜 방해하느냐? 그럼 오랫동안 팔아 오신 거예요?

◆ 이두한> 네.

◇ 김현정> 할머니께 ‘이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 라고 얘기를 좀 해 보지 그러셨어요?

◆ 이두한> 그런 이야기는 많이 했죠.

◇ 김현정> 그런데 개선이 안 됩니까?

◆ 이두한> 네. 공무원 분들도 같이 오셔서 하는 건데, 장사하시는 분들은 주말에만 장사를 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계속 연계돼서 관리가 안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데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소도 먹고 돼지도 잡아먹는데 고양이 좀 잡아먹으면 어떠냐. 그리고 잡아먹을 때 어차피 죽을 건데 잔인한 방법으로 사고팔고 하면 어떠냐. 이런 얘기가 나오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두한> 인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다 먹어야 하는 걸까요. 저는 이런 생각이 들고요. 지금 우리나라도 점점 동물보호의식이 향상되고 있잖아요. 거기에 따라서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 인구수도 점점 많아지고 있고요. 그리고 한국이라는 나라가 국제적으로도 지위가 많이 향상됐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그런데 그런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서 지금 세계적으로도 가장 보편적인 문화, 그런 것들이 지금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충격적이고 혐오스러운 거죠.

◇ 김현정> 심지어 소나 돼지를 잡아먹더라도 잔인한 방법으로 잡아먹어서는 안 된다, 이런 동물권이 요즘 점점 부각이 되고 있는 거죠?

◆ 이두한> 네. 동물도 아픔을 다 느끼고 주인이 오면 주인인지 아닌지도 다 알고요. 그렇게 아픔을 알고 고통을 아는 아이들인데 왜 그렇게 고통스럽게 죽여야 하는 거죠?

◇ 김현정> 이런 문제는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 이두한> 일단 관련법이 더욱 강력해져야 될 것 같고요. 지금 동물보호법에 반려동물인 개, 고양이의 식용을 금지하는 정말 강력한 법 개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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